한일회담 日 의지 보장돼야…코로나 확산세 부담될 수도
문대통령 방일 가능성 열어놓은 靑…日태도·코로나 변수
일본 도쿄올림픽 개막이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7일 기자들을 만나 "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한일 정상회담과 그 성과가 예견된다면 방일 문제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결국 '빈 손'으로 다녀올 수는 없으며, 일본이 정상회담 개최와 이를 통한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 확신을 줘야만 문 대통령이 일본을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문대통령 방일 가능성 열어놓은 靑…日태도·코로나 변수
◇ 오락가락 일본의 메시지…靑 "품격있는 외교 해야" 압박
현재까지 일본은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명쾌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전날 일본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문 대통령이 방일 의사를 일본 측에 전달했으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도 정상회담을 할 의향이 있다고 보도했으나,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관방장관은 곧바로 이를 부인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자국 언론을 통해 회담 가능성을 열어놓되 공식 채널을 통해서는 선을 그으면서 분위기를 탐색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정상회담을 확약할 단계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만남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국내외 여론을 살피겠다는 생각이 메시지 혼선으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일본이 이런 애매한 태도에서 벗어나 확실한 입장을 정해야만 방일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고 압박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외교에는 상대를 존중하는 품격이 있어야 한다.

품격있는 외교에 임해달라"고 오락가락한 태도를 비판한 뒤 "저희는 마지막까지 열린자세로 임하고 있다.

이제 일본 정부가 답을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문대통령 방일 가능성 열어놓은 靑…日태도·코로나 변수
◇ 코로나 상황 변수…일본도 '흥행부진' 우려 커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도 변수다.

전날 국내 코로나 신규 확진자의 수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숫자인 1천212명을 기록했으며 이에 따라 4차 대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의 코로나 불길도 좀처럼 잡히지 않는 상황인 만큼 문 대통령으로서는 방일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코로나 여파 속에 현재까지 도쿄올림픽 개막식 참석 의사를 밝힌 정상은 2024년 파리올림픽 개최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1명에 그치는 등 '흥행'이 쉽지 않은 모양새다.

다만 이런 열악한 여건이 오히려 일본이 회담에 적극적으로 나서도록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도 일부에서 나온다.

다수의 정상을 초대하지 못하더라도 올림픽을 계기로 한일 간 관계개선의 실마리를 찾는다면 일본으로서도 나름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시간이 촉박하긴 하지만 양국 모두 문을 완전히 닫지 않은 만큼 끝까지 물밑 논의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