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폭우에 무릎까지 물 차올라 쑥대밭…못쓰게 된 가게 물품 '산더미'
근처 오피스텔·도로 등도 침수 피해…"공사중 물길 막아 발생한 '인재'"
[르포] "어찌 살아갈지"…상가 200곳 침수 익산 전통시장 상인들 '한숨'
"앞으로 어떻게 살지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
지난 5일 저녁 장맛비로 막대한 침수 피해를 본 전북 익산시 중앙시장 상인 김모(51)씨는 7일 "가게 안에 있던 옷이 모두 물에 잠겨버렸다.

못해도 1억원 이상 피해가 났다"며 고개를 떨궜다.

김씨는 "가게 문을 닫고 퇴근을 한 직후 물이 들이차 손을 쓸 수도 없었다"며 "20년 장사하며 이런 침수 피해는 처음"이라고 말했다.

익산 시내 한복판의 전통시장인 중앙시장 일대는 104㎜의 집중호우가 순식간에 쏟아지며 상가 200여 곳이 물에 잠겼다.

상인 박모(55)씨는 "밤중에 비 피해가 났다는 말을 듣고 달려와 보니 물이 무릎 높이까지 차올랐고 온갖 물건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며 "그런 난리가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피해가 난 지 이틀이 넘었지만 시장에는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옷 가게마다 흙탕물에 젖어 못 쓰게 된 새 옷이 담긴 봉투들이 산더미같이 쌓였고 신발 가게들도 물에 잠겼던 신발들을 수북이 쌓아 놓았다.

식당과 미용실, 식자재 가게 등도 집기와 가전제품들이 모두 물에 잠겨 못쓰게 됐다.

[르포] "어찌 살아갈지"…상가 200곳 침수 익산 전통시장 상인들 '한숨'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우선 급한 일들은 정리했지만 가게를 다시 열려면 해야 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상인 최모(48)씨는 "물이 들이차면서 바닥이며 벽이며 모두 들떠서 인테리어를 다시 해야 한다"며 "열흘 이상은 제대로 장사를 하지 못할 형편이어서 이래저래 손해가 막심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상인들은 "지대가 그리 낮은 편이 아니어서 어지간한 비에는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 곳"이라며 "인근에서 하수도 공사를 하면서 물길을 막아 발생한 인재"라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익산 지역에서는 중앙시장 일대뿐만 아니라 시내 곳곳에서 차량과 도로, 오피스텔 등이 물에 잠기는 피해가 났다.

인근 고창과 부안 등지에서도 벼, 콩, 수박 재배지 등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전북도 재해대책본부는 "오늘까지 추가로 도내에 50∼150mm, 일부 지역에는 200mm 이상의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돼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며 "철저히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