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축은 어떻게 전쟁을 기억하는가 = 이상미 지음. 건축물과 전쟁사의 연관성은 매우 크다.
전쟁 과정에서 사람만 죽어가는 게 아니라 건축물도 파괴되거나 사라진다.
전쟁은 건축물을 부수면서도 새로 만들기도 한다.
'파괴'와 '창조'라는 두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는 사라져도 건축물은 온전히 살아남아 역사를 증명한다.
책은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러시아에 있는 28개 건축물로 세계사의 중요한 전환점이 된 전쟁의 역사를 살핀다.
프랑스의 에펠탑, 독일의 브란덴부르크문, 영국의 런던탑, 이탈리아의 콜로세움, 러시아의 크렘린궁전 등이다.
이들 건축에서는 유럽 제국주의의 그림자도 보인다.
프랑스의 루브르박물관은 나폴레옹의 야욕과 집착의 산물이었고, 영국의 대영박물관은 이집트나 그리스 등의 약탈 문화재로 채워졌다.
이탈리아의 유서 깊은 몬테카시노수도원은 전쟁으로 다섯 번 파괴되고 다섯 번 재건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번 책은 저자가 2019년 7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국방일보에 쓴 연재물 '건축, 전쟁사를 말하다'를 바탕으로 했다.
인물과사상사. 316쪽. 1만7천원.
▲ 행복한 감시국가, 중국 = 가지타니 가이·다카구치 고타 지음. 박성민 옮김. 불온한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면 곧바로 신원 조회를 당할 정도로 통제가 철저한 중국. 하지만 대부분의 중국인은 불만을 품기는커녕 사회 전반에 만족하고 있다.
중국인들이 전제정치에 세뇌돼서일까? 아니다.
감시사회 강화는 '민주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으로, 현대 중국에서는 사회적 불만을 감시사회화로 대응한다.
저자들은 전체주의 독재라는 단순한 시선을 넘어 공리주의 구현이라는 관점에서 중국의 디지털 국가화를 다룬다.
'행복한 감시사회'가 된 중국 사회의 실태와 원인을 분석함은 물론 그 문제점과 전망도 살핀다.
저자들에 따르면, AI·빅데이터 등의 진보한 IT 기술과 평가제도로 구축한 최근의 감시사회가 디스토피아와는 거리가 멀다.
감시국가가 자유를 억압하지만 동시에 중국 사회를 '바른 사회'로 변화시켜 '더 안전하고 쾌적한 사회에 살고 싶다'는 시민들의 욕망을 충족시켜준다는 것. 개인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보다 사회 전체가 누릴 편리성과 안정성을 더 우선시하는 자세가 이런 공리적 감시사회를 불러왔다.
눌와. 240쪽. 1만3천800원.
▲ 빌 브라이슨 언어의 탄생 = 빌 브라이슨 지음. 박중서 옮김. 지구상의 모든 언어는 의사소통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같다.
이 목표를 이루는 방법은 언어의 수만큼 다양하다.
어떤 언어는 아주 기본적인 문법적, 어휘적 특징도 못 가진 반면, 어떤 언어는 너무 복잡한 문법의 무게에 짓눌리기도 한다.
저자는 자신의 모국어인 영어를 중심으로 언어 이야기를 들려준다.
미국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기자로 활동했던 저자는 "같은 영어를 쓰고 있지만 미국과 영국은 일상 대화에서 다르게 표현하는 단어만 해도 4천 개가 넘는다"며 "로마가 멸망하기 전에 라틴어가 일상 대화에서 이미 죽은 언어가 됐듯이, 언어는 시대를 반영하고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과 함께 온갖 변화를 겪으며 새롭게 생겨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하고, 또 살아남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저자가 쓴 '빌 브라이슨의 유쾌한 영어 수다'(2013년 국내 번역·출간)의 개정판이다.
“이번이 세 번째 관람입니다. 지금 아니면 언제 다시 볼 수 있겠나 싶어서 왔어요.”3일 오전 9시 서울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칼바람으로 체감 온도가 영하 3도까지 떨어진 쌀쌀한 날씨에도 매표소 앞의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전시의 인터넷 예매 티켓이 다 팔리자 현장 판매 표를 구입하려고 ‘오픈런’을 감행한 이들이었다. 전시장 앞에서 만난 김현지 씨(35)는 “부모님께도 전시를 보여드리려고 아침부터 기다려서 표를 샀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 티켓은 오전에 일찌감치 동났다.‘올겨울 최고의 전시’로 불리며 연일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1 앞에 긴 줄을 세운 비엔나전이 이날 관람객 25만 명을 돌파하며 94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휴무일을 빼고 계산한 하루평균 관람객은 2700명 이상. 전시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최대 인원을 매일 꽉 채운 사상 최고 수준의 흥행 열기다. 이번 전시의 대성공이 보여준 한국 문화예술계 달라진 모습을 정리했다. ◇“공부하는 관람객, ‘보는 눈’ 높다”“10여 년 전에 비엔나전이 열렸다면 이렇게까지 흥행을 거두지는 못했을 겁니다. 예전보다 관람객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안목이 높아졌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 김찬동 홍익대 미술대학원 초빙교수는 전시 관람 소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풀어서 설명하면 이렇다. 10년 전만 해도 전시업계에서는 작가의 인지도가 곧 전시 흥행과 직결됐다. 그런데 구스타프 클림트와 에곤 실레 등 빈 분리파 거장들의 국내 인지도는 모네, 고흐 등 인상주의 화가보다 낮은 편이다. 상업성이 강한 밝은 화풍도 아니다. 전
소설가 예소연은 올해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아 문단과 독자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다.2021년 ‘현대문학’의 신인 추천으로 작가 활동을 시작한 그는 소설집 <사랑과 결함>, 장편소설 <고양이와 사막의 자매들> 등을 썼다. <그 개와 혁명>으로 지난달 이상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소설집 등단 4년 만이었다.1992년생인 그는 2013년 김애란 작가의 최연소 수상 기록(32세)과 타이를 이뤘다. <그 개와 혁명>은 부녀가 함께 아버지의 장례식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다. 1980년대 학생운동 세대인 아빠 태수와 페미니스트 딸 수민이 의기투합해 태수의 장례식장을 암울하고 딱딱한 공간이 아니라 강아지가 뛰어다니는 ‘개판’으로 꾸민다는 이야기다.예소연은 “가족은 아무리 미워도 같이 살 수밖에 없고, 나를 괴롭혀도 그걸 사랑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존재”라며 “사랑이 전부가 되는 이야기, 사랑으로 혐오와 미움을 부수는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설지연 기자
4일 전국이 대체로 흐리고 지역에 따라 눈이나 비가 내릴 전망이다. 출근 시간엔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져 쌀쌀하겠다.3일 기상청에 따르면 4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5도~4도, 낮 최고기온은 2~8도로 평년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연휴 기간 강원 산지, 호남권, 영남권 등에 간간이 내린 비나 눈이 4일 오전 전국으로 확대되겠지만 밤에는 대부분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영남 등 일부 지역에선 5일 오후까지 비나 눈이 계속 내릴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시간당 3~5㎝의 강하고 습한 무거운 눈인 습설이 내려 도로와 구조물 위에 쌓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얼음을 머금은 눈이 오랜 시간 지속적으로 내리면 축사와 비닐하우스 등이 붕괴할 위험이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산지에는 5일까지 최대 1m 이상의 많은 눈이 쌓일 수 있어 시설물 피해에 유의해야 한다”며 “도로에 내린 눈비가 얼어붙는 ‘블랙아이스’ 현상에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중부지방 일부에선 대설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행정안전부는 3일 오전 2시를 기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했다. 대설 위기 경보 수준은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했다.해안에선 강풍으로 인해 소형 선박이 침몰할 우려가 있다. 기상청은 4일 남해안과 영남 동해안, 제주도에서는 순간 풍속 70㎞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보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강풍으로 목포~홍도, 녹동, 제주 등 58개 항로·여객선 77척의 운항이 중단됐다.정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