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학교 1학년 때 주니어 대표팀에서 만나 동갑내기 친구가 된 이들은 현 성인 대표팀에서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는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수 중 가장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언니들과 짝을 이뤘다.
이소희는 장예나(32·김천시청)와, 신승찬은 정경은(31·김천시청)과 호흡을 맞췄다.
정경은-신승찬은 리우올림픽 동메달 쾌거를 이뤘고, 이소희-장예나는 2017년 최고 권위 대회인 전영오픈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험을 쌓고 실력을 끌어올린 이소희와 신승찬은 2017년 말 다시 파트너로 뭉치면서 도쿄올림픽에 함께 도전하게 됐다.
주니어 시절 2011년, 2012년 연속으로 세계주니어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복식 금메달을 휩쓴 찰떡궁합을 올림픽 무대에서 펼치게 된 것이다.
6일 전남 화순에서 훈련 중인 이소희와 신승찬은 전화 인터뷰에서 "올림픽에 같이 나가는 것은 처음이어서 뜻깊다"며 함께 올림픽 무대에 서는 어릴 때의 꿈을 이뤄 기쁘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딴다면 가장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사람이 누구냐는 물음에 신승찬은 "무조건 소희에게 제일 고맙다"고 답했고, 이소희도 "저도 제일 옆에서 고생한 승찬이 생각이 가장 먼저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칫국 먹으면 안 된다"며 금메달을 따는 상상은 하지 않겠다며 웃음을 터트렸다.

신승찬은 "리우에서는 언니들이 우리를 끌어주는 부분이 있었다.
언니들 덕분에 많이 성장했고, 배웠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며 "지금은 서로를 끌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소희는 "리우에서는 우리가 어렸고 경험도 없어서 언니들이 이끌어주는 대로 따라갔다"고 돌아보고 "5년이 지난 지금은 저희도 나름대로 경험이 쌓였다.
둘이 같이 잘 이겨내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소희와 신승찬은 늘 붙어 다니지만, 싸운 적은 거의 없다.
신승찬은 "제가 성격이 있어서 소희에게 말을 많이 하는데, 소희가 착해서 참고 받아준다.
그래서 싸움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그런데 소희가 한 번 화내면 제와 가 '깨갱'거린다"고 말했다.
이소희는 "맞는 말인 것 같다"며 웃었다.
워낙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서 훈련이 없는 날에는 각자 휴식하는 편이다.
신승찬은 "쉬는 시간에는 떨어져 있다"며 "제가 소희에게 자유를 준다"며 웃었다.
여자복식 세계랭킹 4위인 이소희-신승찬의 플레이는 한 마디로 '공격적'이다.
이소희와 신승찬은 어릴 때부터 키가 크고(이소희 171㎝·신승찬 173㎝) 힘이 좋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강하고 빠른 플레이를 해왔다.
둘은 "어릴 때부터 '이소희 하면 신승찬, 신승찬 하면 이소희'로 통했다"며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이소희-신승찬은 1년의 기다림을 '재정비 기회'로 삼았다.
이소희는 도쿄올림픽이 연기됐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무릎 재활에 들어갔다.
신승찬도 잔 부상을 정리했다.
그 결과 이소희-신승찬은 몸 상태와 자신감을 끌어 올렸다.
올해 1월 요넥스 태국오픈 동메달, 토요타 태국오픈 은메달, 월드 투어 파이널 금메달 등 좋은 결과를 냈다.
도쿄올림픽 메달 기대에도 이소희-신승찬은 "부담으로 생각하지 않고 감사한 관심으로 생각하겠다"며 "후회되지 않게 준비해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