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노학자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문학 세계와 예술론을 폭넓게 다룬 문학 에세이를 펴내 눈길을 끈다.
불문학자인 정명환 서울대 명예교수가 펴낸 '프루스트를 읽다'(현대문학 펴냄)이다.
부제는 '겸하여 나의 추억과 생각을 담아서'. 정 교수는 20세기 최고 역작으로 불리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통독하지 않았다는 자기반성에서 출발해 2016년 초부터 무려 5년 넘게 프루스트가 남긴 방대한 저작을 꼼꼼히 살펴 180개의 단상으로 남기는 투혼을 보였다.
암 수술 이후 건강 상태가 완전치 않은데도 매일 한 시간 이상 꾸준히 작업을 해왔다는 후문이다.
이 책의 편집자 역시 저자의 원고를 받고 밤까지 새우며 편집 작업을 했다고 한다.
정 교수는 책이 나온 날 출판사로 전화를 걸어 "내가 여럿 고생시켰다.
여한이 없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고 현대문학 관계자는 전했다.
정명환 교수는 1929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했다.
서울대와 한국외국어대 등에서 불문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저서로 '한국 작가와 지성', '졸라와 자연주의', '인상과 편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