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베르타 카세레스 살해 배후 지휘…"24∼30년형 예상"
댐 건설 반대하던 환경운동가 살해…온두라스 전 기업인 유죄
지난 2016년 온두라스 저명 환경운동가 살해사건을 지휘한 기업 대표가 유죄 판결을 받았다.

온두라스 법원은 5일(현지시간) 원주민 환경운동가 베르타 카세레스 살해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수력에너지기업 DESA 전 대표 로베르토 다비드 카스티요에 유죄 판결을 내렸다고 현지 언론 등이 전했다.

최종 선고는 내달 초 내려질 예정인데, 징역 24년에서 최대 30년 형이 될 전망이라고 AP통신은 설명했다.

군 정보요원 출신의 카스티요는 당시 온두라스 괄카르케강에 건설되던 아구아 사르카 수력발전 댐 사업을 담당하던 DESA의 대표였다.

렝카족 원주민으로, 2015년 골드만 환경상을 받기도 한 환경운동가 겸 원주민 인권운동가 카세레스는 인근 렝카족 주민의 동의 없이 강행된 댐 건설이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준다며 반대 운동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댐 건설에 찬성하는 이들로부터 살해 위협에 시달리기도 하다가 2016년 3월 집에 침입한 괴한 2명의 총에 맞고 숨졌다.

댐 건설 반대하던 환경운동가 살해…온두라스 전 기업인 유죄
현장에 함께 있던 멕시코 환경운동가 구스타보 카스트로도 총에 맞았으나 목숨을 건졌다.

카세레스 피살에 전 세계 환경운동가 등이 공분했으며, 애도 물결도 이어졌다.

온두라스 당국은 사건 이후 댐 건설 사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살해 용의자들을 체포해 지난 2019년 7명에 대해 살인과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16∼34년형을 선고했다.

카스티요는 2018년 뒤늦게 체포됐으며, 검찰은 그가 살인 청부업자를 고용하고 살해 작전을 지휘한 배후 조종자라고 주장해 왔다.

이날 카스티요의 유죄 판결 이후 카세레스의 유족은 "주민들의 승리"라고 환영했다고 EFE통신은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온두라스에서는 지난 2019년에만 환경운동가 14명이 살해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