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표 재직중 뇌물수수 등 혐의…바바리코 "정치적 탄압" 반발

지난해 8월 벨라루스 대선을 앞두고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도전장을 던졌다가 부정 혐의로 체포됐던 전 은행가 빅토르 바바리코가 6일(현지시간) 재판에서 징역 14년을 선고받았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대법원은 이날 공판에서 바바리코의 거액 뇌물 수수와 돈세탁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면서 그에게 징역 14년과 5만7천 달러(약 6천500만원) 상당의 벌금을 선고했다.

작년 대선서 루카셴코에 도전장냈던 벨라루스 야권인사 징역14년
바바리코는 그러나 법원 판결이 정치적 동기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최후 진술을 통해 "내가 저지르지 않은 범죄를 인정할 수 없다.

나는 사람들 앞에서 떳떳하다"고 항변했다.

변호인은 유엔 인권재판소를 통해 판결에 이의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바리코는 지난 2000년대 중반부터 지난해 5월까지 현지 유력 은행 '벨가스프롬방크' 대표로 재직하다 지난해 8월 대선을 앞두고 출마를 위해 은행을 떠났다.

'벨가스프롬방크'는 러시아의 거대 국영 가스 기업 '가스프롬'과 그 금융 부문 자회사 '가스프롬방크'가 49%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대형 은행이다.

루카셴코 대통령에 대적할 가장 강력한 야권 후보로 점쳐지던 바바리코는 그러나 대선 전인 6월 중순 아들 에두아르트와 함께 당국에 체포됐다.

바바리코는 벨가스프롬방크 대표로 재직하는 동안 여러 기업의 이익을 도모하면서 해당 기업들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고, 불법으로 취득한 돈을 세탁한 혐의를 받았다.

바바리코는 그러나 당국의 수사가 대선에서 루카셴코 대통령에 도전장을 낸 자신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라고 반발했다.

30년 가까이 장기집권한 루카셴코 대통령은 주요 경쟁자들을 제거한 지난해 대선에서 80% 이상의 득표율로 압승했다.

하지만 곧이어 루카셴코 정권의 투표 부정과 개표 조작 등에 항의하는 야권의 대규모 시위가 몇 개월 동안 벌어지면서 정국 혼란이 이어졌고 혼란 상황은 지금까지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야권은 루카셴코 대통령 사퇴와 새로운 총선 및 대선 실시 등을 요구했으나, 지난해 대선 이후 공식 취임한 루카셴코 대통령은 자국 군부와 권력기관의 충성, 러시아의 지원을 등에 업고 6기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대선서 루카셴코에 도전장냈던 벨라루스 야권인사 징역14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