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편찬위원회, '세계 인수공통전염병의 날' 맞아 사진 공개
살충제로 소독하고 주사 맞는 아이들…70년전 방역 모습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방역의 중요성이 커졌다고 하지만, 70년 전쯤으로 시곗바늘을 되돌려도 전염병 예방은 사회 전체가 직면한 과제였다.

국사편찬위원회(국편)는 6일 세계동물보건기구(OIE)가 정한 '세계 인수공통전염병의 날'을 맞아 광복 이후부터 1950년대까지 촬영된 방역 관련 사진 자료를 일부 공개했다.

인수공통전염병은 사람과 동물이 모두 걸리는 전염병을 의미한다.

당시 사진에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살충제인 DDT를 몸에 뿌리는 모습이 담겼다.

또 줄을 서서 콜레라 백신을 접종하는 광경도 사진으로 남았다.

국편 관계자는 "해방이 되자 고향 땅으로 돌아온 사람들은 입국에 앞서 방역 절차를 거쳐야 했는데, 살충제를 몸에 뿌리는 정도에 불과했다"며 "당시는 살충제의 유해성이 널리 알려지기 전이어서 몸에 직접 뿌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군 병사가 민가에 살충제를 살포하는 사진에 대해 "전쟁 상황에서는 일상적인 방역 체계가 제대로 기능할 수 없었기 때문에 방역은 거의 전적으로 군대의 몫이 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살충제로 소독하고 주사 맞는 아이들…70년전 방역 모습은
국편이 선보인 자료 중에는 삽화도 있다.

미국 공보원이 1954년에 만든 '위생과 질병' 홍보 책자에는 '위생적인 손수건을 써라', '훌륭한 위생 습관은 아이들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문구가 실렸다.

한국전쟁 때 북한 강원도방역위원회가 제작한 '호렬자(호열자·콜레라)를 예방하자' 포스터에는 '음식물에 파리가 붙지 않게 할 것이며 또한 파리를 모조리 죽이자', '쓰레기는 제때제때 소독 처분하자' 등 여러 주의사항이 기재됐다.

국편 관계자는 "한국은 해방과 한국전쟁으로 인한 혼란에도 국민 협조와 국제적 지원을 통해 방역 체계를 정비할 수 있었다"며 "사진에는 방역을 위해 힘쓴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고 강조했다.

국편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 이번에 공개된 사진 자료를 수집했다.

사진은 국편 전자사료관 누리집(archive.history.go.kr)에서도 볼 수 있다.

살충제로 소독하고 주사 맞는 아이들…70년전 방역 모습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