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이 실업팀 맡아 해체 위기 넘겨…민속씨름 부활 기대

정수락 울산씨름협회장 "10년 만에 전국대회 유치 감회 남달라"
해명전기ENG 대표인 정수락 울산시씨름협회장은 5일 "민속씨름의 메카로 이름 날렸던 울산에서 10년 만에 전국대회가 열려 감회가 새롭다"면서 "이번 대회 개최를 계기로 씨름 저변확대와 활성화에 온 힘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7일부터 나흘간 울주군민체육관에서 개최될 2021 울주장사씨름대회에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정 회장과 일문일답.
-- 2011년 6월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전국 단오씨름대회가 열린 이후 울산에서는 10년 만에 전국대회가 열린다.

소회를 밝혀달라.
▲ 울산은 지난해에 유일한 씨름 실업팀이 해체될 위기까지 겪은 터라 전국대회 유치는 개인적으로 감회가 남다르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때문에 무관중으로 진행하지만,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모아주면 좋겠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민속씨름의 명맥을 이어가는 우리 선수단을 격려해 달라.
-- 민속씨름 활성화 방안이 있나.

▲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전 젊은 선수들의 화려한 기술이 방송을 통해 소개되면서 한창 인기를 끌기도 했다.

그러다 코로나19로 무관중 경기가 이어지면서 다시 시들해진 감이 있다.

우리 젊은 세대들도 모래판에서 현란한 기술을 선보이는 선수들에게 호감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으니, 사회와 정부가 조금만 더 지원해주면 씨름을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지자체가 팀을 운영하기보다는 삼성, 현대중공업, SK에너지, 에쓰오일 등 대기업이 운영하는 것이 민속씨름 활성화를 앞당길 것으로 본다.

씨름 선수나 감독, 코치 등 씨름 관계자들도 민속씨름이 국민들에게 잊히지 않게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 울산 실업 씨름단이 해체될 위기를 겪기도 했다는데.
▲ 지난해 울산 동구청의 돌고래씨름단이 재정난 때문에 해체될 위기를 맞은 적이 있다.

재정난이 이유이긴 하지만 20년간 운영하던 씨름단을 하루아침에 해산한다고 하니 씨름협회장으로서 안타까움이 컸다.

당시 선수 11명과 감독, 코치 등 씨름팀에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 울산시체육회의 중재 노력, 이선호 울주군수의 지원과 관심 덕분에 올해 2월 울주군에서 이 씨름단을 맡아 운영하기로 하면서 해체 위기에서 벗어나 새 보금자리를 텄다.

새롭게 탄생한 실업팀 이름은 울주군의 '해뜨미 씨름단'이다.

-- 울산은 과거 씨름의 성지로 불렸던 적이 있다.

울산 씨름 역사에 대해 소개해 달라.
▲ 울산 씨름은 1950∼60년대 태화강과 동천강의 모래사장에서 전국 대회 유치하며 명성을 떨쳤다.

당시 울산씨름대회는 최고로 인기 높은 스포츠이자 민속놀이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고, 울산 출신 장사를 많이 배출했다.

한마디로 울산은 민속씨름 메카였다.

최근 민속씨름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31호이자 유네스코가 선정한 인류무형문화유산로 지정됐다.

민속씨름을 세계가 인정하고 있는 만큼 계승, 발전시켜야 할 책무가 우리 후손들에게 있다고 본다.

한편 정 회장은 2016년 9월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을 통합한 첫 울산시씨름협회장으로 부임했다.

지난해 6월에는 씨름 발전에 공헌한 공로로 대한체육회가 추천해 문체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