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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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여권 유력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의 '미국 점령군' 발언에 대해 "역사왜곡"이라며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4일 SNS에 "광복회장의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란 황당무계한 망언을 집권세력의 차기 유력후보 이 지사도 이어 받았다"라며 "셀프 역사 왜곡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글을 썼다.

윤 전 총장은 "이 지사가 '대한민국은 친일세력들과 미 점령군의 합작품으로 탄생했다'는 발언을 했다"며 "이념에 취해 국민의식을 갈라치고 고통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지사 등의 언행은 우리 스스로의 미래를 갉아먹는 일"이라며 "역사와 외교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바탕으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 국제사회와 연대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지사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지난 1일 경북 안동의 이육사문학관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한민국이 다른 나라 정부 수립 단계와는 좀 달라 친일 청산을 못 하고, 친일 세력들이 미(美) 점령군과 합작해 사실 그 지배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지 않나"라며 "깨끗하게 나라가 출발되지 못해서 이육사 시인 같은 경우도 제대로 된 역사적 평가나 예우를 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해 여야 모두 일제히 비판을 가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충격적인 역사관"이라며 "국민 편가르기에 역사를 이용하는 모습을 개탄한다"고 공격했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도 "대한민국의 출발을 부정하는 이 지사의 역사 인식이 참으로 충격적"이라며 "대한민국의 출발이 깨끗하지 못했다는 비뚤어진 역사 인식을 가진 사람에게 나라를 맡겨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여권 대선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민주당 대통령들은 단 한 번도 이런 식의 불안한 발언을 하지 않았다"며 이 지사의 경솔한 발언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여야의 비난 여론에도 이 지사는 "미군은 점령군이 맞다"며 반발했다. 또, 여야 비판 세력에게는 "역사 지식이 부재하다"며 "마타도어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