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 시험·연구개발 센터 구축…원스톱 처리 전문 업체 준공

전남이 전기자동차(EV)와 전기저장장치(ESS)의 사용 후 배터리의 효율적 사용과 이를 활용한 에너지 신산업의 클러스터로 부상하고 있다.

[통통 지역경제] 전기차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거점 부상하는 '전남'
배터리(이차전지)는 전기차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품이지만 수명이 다한 폐배터리 처리는 이만저만한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배터리에 있는 리튬은 물이나 공기에 닿으면 화학반응을 해 폭발, 화재의 위험이 크다.

적정 처리를 통한 재사용·재활용이 필요한 이유다.

2011년부터 보급된 국내 전기차 대수는 지난해 말 기준 13만5천대, 2022년 35만대, 2025년에는 113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한다.

배터리의 수명이 평균 7∼10년임을 고려하면 2018년부터 폐배터리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2024년에는 1만4천여 개, 2026년에는 4만2천여 개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전기차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산업은 2030년 20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데 탄소 중립, 에너지 선순환 체계 구축,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목표와도 딱 맞아떨어진다.

최근 나주 혁신 산단에서 착공식을 한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시험평가 및 사업화센터는 사용 후 배터리의 효율적 활용을 위한 핵심 거점시설이다.

이 사업은 '차세대 이차전지, ESS 산업 생태계 조성 계획'의 하나로 2019년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공모를 통해 추진됐다.

[통통 지역경제] 전기차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거점 부상하는 '전남'
센터는 연면적 6천202㎡에 보관동, 시험동 등 5개 동 규모로 2024년까지 사업비 228억 원을 투입, 건립된다.

40여 종의 각종 장비를 구축, 연간 전기차 배터리 1천여대, 1MWh급 재사용 배터리 성능 평가와 안전 시험 기능을 갖춘다.

사용 후 배터리 시험 평가 방법, 해체 및 분류 공정 확립, 재사용·재제조 등을 위한 제도적 기반과 산업화의 기반도 마련한다.

센터는 한국전지산업협회가 주관·운영하게 되며 이 사업에는 전기 관련 연구원, 대학, 관련 기업 등 20여 개 기관, 단체, 업체 등이 참여했다.

혁신산단의 사업화 센터가 시험과 연구개발(R&D)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재사용과 재활용 등을 직접 실현하는 업체는 ㈜어스텍이다.

e-모빌리티 규제 자유특구로 지정된 영광 대마산업단지에 들어선 어스텍은 전기차 폐차에서 폐배터리 탈거(脫去), 재사용과 재활용 등 사용 후 배터리를 한 곳에서 원스톱으로 처리하는 국내 최초의 리사이클링 업체다.

대지 3만3천여㎡에 건축면적 1만6천774㎡ 규모로 500여 대의 폐전기차 실내 보관 능력과 연간 1만 대의 전기차 해체 능력, 5천t의 폐배터리 처리능력을 갖췄다.

폐배터리의 안전한 보관을 위해 항온, 항습, 방폭(防爆) 설비와 재사용을 위한 충·방전 설비, 배터리팩과 모듈 진단 장비, 폐배터리 전처리 설비, ESS 제조 설비를 구축했다.

전기차는 신품 배터리 대비 완충 용량이 70% 정도 하락하면 구동 효율이 떨어져 교체하게 된다.

이때 배출되는 배터리의 남은 용량을 재사용해 ESS나 주행거리가 짧은 농기계, 전기 자전거 등 모빌리티용 배터리로 이용할 수 있다.

재사용이 어려울 때는 아예 폐배터리를 분해해 니켈, 코발트 등 유가금속을 추출, 재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순환센터 구축에는 총사업비 240억원이 투입됐으며 오는 8월부터 본격적인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사용 후 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이 조기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신산업 영역을 따라오지 못하는 관련 제도를 서둘러 보완하고 마련해야 한다.

반납한 배터리의 재활용과 분해, 처리방안에 대한 세부적 절차나 관리기관, 수집 방법 등에 대한 규정이나 지침도 만들어야 한다.

[통통 지역경제] 전기차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거점 부상하는 '전남'
노정규 어스텍 대표이사는 4일 "폐차에서 재사용·재활용까지 이어지는 배터리 생애주기 관리는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대와 맞물려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 가치 제고를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할 영역이다"며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순환센터의 역할을 충실히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