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김경율 논란 후폭풍…추격 주자들 강력 반발(종합)

이재명 대 반이재명 구도 뚜렷…지도부 내에서도 '갑론을박'

더불어민주당 예비경선 면접관으로 '조국 흑서' 저자 김경율 회계사가 선정됐다 취소된 문제를 놓고 당 내홍이 불거질 조짐이다.

이번에도 이재명 후보와 달리 이낙연·정세균 후보를 필두로 한 이재명 후보를 추격하는 주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경선 연기론'이 일단락되면서 잠잠해지는 듯했던 이재명 대 반(反)이재명 대립구도가 더욱 선명해지는 양상이다.

2일 비이재명 주자들은 김 회계사의 기용이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정세균 후보는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80만 권리당원에 대한 심각한 모독"이라며 "지도부가 사과해야 하고 경선기획단은 사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낙연 후보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광온 의원도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원들은 분노했고 우리 모두는 참담함을 느꼈다"며 "지도부 사과와 재발 방지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했다.

경선기획단 사퇴에 대해선 "정세균 후보가 요구한 부분에 공감하고 있다"고 했다.

이광재 후보 측 전재수 의원은 통화에서 지도부 사과와 경선기획단 사퇴 요구와 관련해 "정 전 총리와 입장을 같이 한다"고 밝혔다.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도 "한국 대통령 뽑는데 일본 스가 총리에게 심판 역할을 맡기겠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적었다.

김종민 의원도 "민주당의 길이 아니고, 대선 승리의 길도 아니다"라며 "이런 식의 자기부정이 반복된다면 정권 재창출이 불가능하다.

지도부가 공식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미애 후보도 가세했다.

추 후보는 라디오에서 "지지자들의 SNS 글을 새겨들어야 한다.

어떤 괴변 같은 논리에 민주당의 혼을 뺏기고 있다는 반응을 많이 보이는데 상당히 공감이 됐다"고 말했다.

추 후보 측 관계자는 "악의적이고 불공정한 면접관 구성에 대한 피해 당사자여서 공개 발언은 아끼고 있다"면서도 "추 후보 죽이기를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경율 면접관' 방안을 '괜찮은 아이템'이라며 긍정 평가한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발언도 나왔다.

이낙연 후보 측 박광온 의원은 이재명 후보를 향해 "김경율 회계사의 그간 언동이 정녕 국민의 시각이라고 여기고 계시느냐"고 반문했다.

정세균 후보는 "괜찮은 아이템? 귀를 의심했다.

이재명 후보님, 당의 정체성은 변질된 아이템으로 급조할 일이 아니다"라며 "국민이 명령한 건 변화와 변혁이지 변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지도부는 '판단 실수'는 인정하면서도 지도부 차원의 사과나 기획단 사퇴 요구엔 선을 그었다.

강훈식 경선기획단장은 이날 비공개 최고위에서 지도부에 관련 경위를 설명하고 재발 방지 약속과 함께 거듭 사과의 뜻을 표명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기획단 해체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재발방지에 주력하기로 공감대를 이뤘다는 것이 지도부의 설명이다.

송 대표는 강 단장에 대해 "보다 세심히 챙겼어야 했다"고 지적했고, 다른 최고위원들도 "중요 사안은 지도부와 논의해야 한다"고 강력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면접관 섭외 과정의 소통 부재에 대한 지적이 집중적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들이 면접관 발표 전에 문제제기를 했는데도 기획단이 무시하고 언론에 발표했다"며 "송 대표는 미리 인선을 보고 받았던 만큼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앞으로 더 잘하자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며 "혼선이 빚어진 경위와 사과문을 당원 게시판에 올리자는 아이디어도 나왔지만 대선철이라 게시판이 혼란한 만큼 부작용이 더 크다는 판단에 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다만 김영배 최고위원은 비공개 회의에 앞선 모두발언에서 "어제 있었던 민주당 내 부끄러운 일에 대해 죄송하다"며 유감을 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