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 안보지원사 상대 정보공개 소송 일부 승소
법원 "기무사, 지난 대선 때 '文 인사정책' 정보수집"
국군 기무사령부가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당시 문재인 대선 후보의 인사정책에 관한 정보와 민간단체의 동향 등을 수집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일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이주영 부장판사)는 이 단체가 "정보공개를 거부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군사안보지원사(옛 기무사) 사령관을 상대로 낸 소송을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앞서 군인권센터는 기무사가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대선 캠프와 야당 정치인들을 불법 사찰한 정황이 있다며 군사안보지원사에 정보공개를 청구했다가 거부 처분을 받고 소송을 냈다.

기무사를 해체하고 2018년 9월 새로 창설된 군사안보지원사는 "군인권센터가 공개를 청구한 정보는 국가안전보장에 관련되는 정보"라며 비공개 결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군인권센터가 공개를 요구한 총 42건의 보고서를 비공개로 열람·심사한 결과 이 가운데 9건은 비공개 사유가 없다고 보고 비공개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법원 "기무사, 지난 대선 때 '文 인사정책' 정보수집"
비공개 처분이 최소된 문건은 '군 관련 최순실 개입 의혹 종합'과 '언론의 최순실 군 개입 의혹 관련 취재설', '최근 보수안보단체 동정', '언론의 최순실 군 개입 의혹 관련 취재설', '문재인의 문민 국방장관 고려 가능성 회자' 등이다.

재판부는 해당 보고서들이 특정인(최서원씨)이 군 관련 사업에 개입했다는 언론보도 등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정리한 자료 또는 민간단체의 동향을 파악한 자료, 특정 대선후보(문 대통령)의 인사정책 관련 정보 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정보들에는 국가안보·국방·통일·외교관계에 관한 사항이 특별히 포함됐다고 보이지 않고,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나머지 33건의 정보는 대부분 국가안보와 관련한 정보 분석을 목적으로 작성됐다고 인정해 비공개 결정을 유지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군인권센터는 "기무사가 본연의 임무와 무관하게 대선 캠프와 민간인을 사찰한 점, 정치 동향을 주시하고 있었다는 점, 사찰과 주시 대상이 모두 당시 야당에 쏠려 있었다는 점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군사안보지원사가 비공개 취소가 결정된 9개 문건을 항소 없이 즉시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비공개 결정이 정당하다고 판단된 33개 문건에 대해서는 항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