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wiz 우완 사이드암 고영표는 LG 트윈스 오지환에게 홈런을 맞고 고개를 푹 숙였다.

오지환이 공략한 공은 고영표의 주 무기인 체인지업이었다.

고영표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서 1회말 2사 1, 3루에서 3점 홈런을 맞았다.

2아웃을 잡은 뒤 김현수에게 볼넷을 내주고 채은성에게 안타를 맞았다.

이후 오지환에게 홈런을 허용했다.

앞서 채은성의 안타로 이어진 공도 체인지업이었다.

고영표는 "경기에 들어가기 전에도 체인지업이 안 좋다는 것을 느꼈다"며 "LG 타자들이 내 체인지업을 생각하고 들어온 것 같았다.

안타를 계속 맞으니 체인지업이 밋밋한 게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상황이 안 좋다고 판단한 고영표는 포수 허도환과 작전을 바꾸기로 했다.

슬라이더를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우완 투수의 체인지업은 좌타자 바깥쪽으로 떨어지지만, 슬라이더는 몸쪽을 향한다.

고영표는 "좌타자 몸쪽은 잘 사용하지 않아서 부담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작전은 성공적이었다.

고영표는 2회부터 7회까지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결국 고영표는 7이닝 3실점으로 자신의 시즌 12번째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하며 4-3 승리를 이끌고 시즌 7승(3패)째를 수확했다.

이날 체인지업 24개, 슬라이더 12개를 던진 고영표는 "오늘 경기로 좌타자 몸쪽을 더 공략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쪽 슬라이더가 숙제였는데 앞으로 더 해야겠다"며 웃었다.

퀄리티스타트를 또 기록한 것도 의미가 있었다.

고영표는 퀄리티스타트 부문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국내 투수 중에서는 단독 선두다.

고영표는 "퀄리티스타트를 정말 좋아하고 하고 싶어한다.

퀄리티스타트를 하면 승리한 것만큼 기쁘다"며 "퀄리티스타트를 하고 승리까지 하면 두 배로 기쁘다"라고 말했다.

1회부터 3점을 헌납하고도 퀄리티스타트를 하고 싶어서 더 집중했다는 그는 "다음에는 무실점 퀄리티스타트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올해 복귀한 고영표는 "강팀이 된 팀이 현재 리그 1위를 유지하고 있고, 저는 거기에 기여하고 있으니 '잘하고 있구나', '잘 던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뿌듯해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