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정식에 野의원 대거 참석…尹 "기품·훌륭" '선배' 최재형 예우
尹, 국힘 의원들에 "망가진 나라 함께 바로세우도록 혼신의 힘 다하겠다"
정치철학 같다면서도…尹, 국민의힘 합류엔 일단 물음표(종합)
야권의 시선이 온통 '대장주'의 다음 발걸음에 쏠리고 있다.

야권 유력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그간의 잠행을 깨고 대권 무대에 올랐지만, 정치적 행선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

이날 출마선언 행사를 계기로 국민의힘 내에서 사실상 '윤석열계'가 태동했다는 관전평이 나오지만, 정작 윤 전 총장은 말을 아끼는 모습이다.

정치철학 같다면서도…尹, 국민의힘 합류엔 일단 물음표(종합)
◇ 국힘의 러브콜…이준석 "희망적 시작"· 野 인사들 대거 '눈도장'
소속 의원 24명이 이날 오후 출마선언 행사장에 참석한 것도 이런 제1야당의 심정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원내대표를 지낸 충청권 출신의 정진석 의원, 윤 전 총장의 '친구인 강원권 최다선 권성동 의원뿐만 아니라 직전 원내지도부였던 이종배 김성원 의원도 모습을 드러냈다.

무소속 송언석 의원과 박민식 전 의원 등을 더하면 보수야권 참석자는 총 26명에 달한다.

이들은 '윤석열계'라는 세간의 분류에 대해 손사래를 치면서도 "윤석열을 지지하는 국회의원" "좋은 인연이라고 생각한다"고 수긍했다.

윤 전 총장의 '데뷔'를 격려하는 차원에서 의원들이 자발적으로 방문했다는 설명이지만, 사전교감이 아예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무엇보다 '범야권 빅텐트'를 표방하는 국민의힘 지도부가 적극적이다.

이른바 '8월 경선열차'에 올라타게 된다면 그 폭발력이 상당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8월 대선버스 출발론을 주창해온 이준석 대표도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 직후 자신의 SNS와 기자 질의응답 등을 통해 "직설적이고 구체적 화법", "고민이 녹아있는 연설", "희망적 시작"이라고 호평하며 손짓했다.

정치철학 같다면서도…尹, 국민의힘 합류엔 일단 물음표(종합)
◇ 국힘 합류엔 '침묵'…"정치철학은 같지만 아직은"
윤 전 총장은 향후 거취를 바로 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견장에서도 국민의힘 입당 여부 및 시기, '최재형 대안론' 등 관련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지만, 윤 전 총장은 "지금 이 자리에서 답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유보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와 '공동체 정신' 등을 거론하며 "정치 철학 면에서는 국민의힘과 제가 생각을 같이(한다)"고 밝혀 향후 입당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럼에도 당분간은 윤 전 총장은 민심청취 행보를 이어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내달 중으로 여권 심장부인 광주를 방문하고 지역 인사들을 만날 예정으로 알려졌다.

압도적 여론의 지지를 받는 윤 전 총장으로서는 여야 경선판이 본격 달아오르는 동안 당분간은 기성 정치권과 거리를 두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제3지대론'과 맥을 같이 하는 행보로, 장외에서 윤 전 총장과 뜻을 같이하는 중립지대 인사들을 규합해 독자 세력을 구축하는 게 우선 순위라는 것이다.

진보진영 출신 인사들의 캠프 합류설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다만 '윤석열표 야권통합 구상'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원로들을 만나서 배우겠다"면서도 "그러나 국민께 혼선을 주고 불안감을 갖게는 절대 안 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직행이든, '선(先) 제3지대 세력화'든 궁극적으로는 '정권교체 빅텐트'를 위한 수순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과 비공개 환담을 하면서도 "망가진 나라를 의원님들과 함께 국민과 함께 바로 세우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회견에서도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모든 분과 힘을 모아 확실하게 해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 연장선에서 잠재적 경쟁관계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과의 관계 설정도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정부에 반기를 들고나온 두 거물이 연대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법고시 기수로 최 전 원장(23기)이 윤 전 총장(33기)보다 10기수 위다.

나이로는 최 전 원장이 56년생으로, 60년생의 윤 전 총장보다 네 살 많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최 전 원장에 대해 "법관으로서 기품이 있고, 감사원장으로서도 인격적으로 훌륭한 분"이라면서 "저는 거기에 못 미친다"며 예우했다.

그러면서 본인이 검찰총장 취임한 직후 만남에서 "직접 커피(콩)를 갈아서 타주셨던 게 기억이 난다"고 인간적 면모가 담긴 일화를 전했다.

정치철학 같다면서도…尹, 국민의힘 합류엔 일단 물음표(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