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인공지능(AI)발 메모리 반도체 슈퍼 호황이 과거보다 길고 강할 것이란 전망에 실적 성장 기대가 커지면서다.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는 가운데 '황제주'(주가 100만원 이상 종목)에 올라설 수 있다는 파격 전망까지 나왔다.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10.91% 급등한 62만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62만4000원까지 올라서기도 했다. 장중·종가 기준 모두 사상 최고가다. 일간 상승률이 10%를 넘어선 건 지난 4월10일(11.03%)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종가 기준 지난 24일 50만원을 돌파한 이후 불과 6거래일 만에 60만원도 넘어서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가총액도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29일 400조원을 넘어선 지 불과 3거래일 만에 사상 처음으로 450조원을 돌파했다.이날 기관투자가가 SK하이닉스를 3123억원어치 담아 주가를 밀어 올렸다. SK하이닉스는 기관의 순매수 상위 1위를 차지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의 협력에 따른 AI 생태계 확장 기대감이 매수세를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차 방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앞서 엔비디아는 한국 정부와 기업 4곳(삼성전자·SK그룹·현대차그룹·네이버클라우드)에 총 26만장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반도체 업황 회복 강도가 과거보다 강할 것이란 전망도 주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최근 노무라
반도체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는 가운데 메모리 업체 가치 평가 기준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아니라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한 사례가 처음 등장했다.3일 SK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00만원으로 제시했다. 내년 예상 주당순이익(EPS)에 PER 11배를 적용한 결과다. 삼성전자에는 PER 15배를 적용해 1년 내 15만원까지 뛸 것으로 봤다.그동안 국내 반도체기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평가에 가장 많이 사용된 지표는 PBR이었다. 대표적 사이클 산업이어서 호황과 불황 시기의 실적 차이가 극명해서다. 순이익 기반 밸류에이션보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순자산을 기준으로 평가했다. EPS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PER이 낮아지는 것도 문제였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이 국면에서 주가가 상승하는 이유는 EPS 상승 속도가 PER 하락 속도를 웃돌기 때문”이라며 “그동안 PER은 메모리 업종의 주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PER이 높을 때 매수하고 낮을 때 매도하는 전략이 효율적인 업종”이라고 덧붙였다.SK증권은 국내 메모리 반도체 산업이 ‘선(先) 증설, 후(後) 수주’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증설 과정에서 초과 공급이 발생하고, 반도체 업황의 불황으로 귀결됐다는 것이다. 대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업 TSMC는 다르다는 해석이다. 한 연구원은 “TSMC는 ‘선 수주, 후 증설’ 방식으로, 대규모로 증설하더라도 시장은 초과 공급을 걱정하지 않는다”며 “거시경제에 따른 실적 변동성도 낮다”고 분석했다.국내 반도체기업의 평가 기준을 PBR에서 PER로 바꾼 배경에 대해 그는 “SK하이닉
‘사천피’를 넘어 고공행진하는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 간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국내 증시가 반도체주와 조선주 등 대형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5월 말 대비 55.0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24.22% 오르는 데 그쳤다. 코스피지수가 코스닥지수보다 두 배 이상 상승한 것이다. 급등장에도 ‘포모(FOMO·소외 공포감)’를 느끼는 개인투자자가 속출하는 배경이다.두 시장의 시가총액 격차도 크게 벌어졌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3477조원으로, 코스닥시장(483조원)의 약 7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5월 말 기준 시총은 유가증권시장 2211조원, 코스닥시장 380조원으로, 두 시장 간 차이는 5.82배였다. 코스피지수를 코스닥지수로 나눈 값인 상대강도는 5월 말(3.67배)보다 크게 높아진 4.6배를 기록 중이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와 코스닥지수의 상대강도가 역사적 최고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증권가는 연말부터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중소형주 강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덜 오른 중소형주가 뒤따라 오르는 ‘키맞추기 장세’를 예상하면서다. 코스닥150지수의 주당순이익(EPS)이 늘기 시작했고 정부의 벤처 투자 활성화 및 코스닥시장 개혁 드라이브가 본격화하고 있는 점도 주요 배경으로 꼽았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주 위주 상승 국면 이후엔 중소형주로의 상승 다변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코스닥시장 시총 상위 3대 업종인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바이오, 2차전지가 종목 장세의 출발점이 될 것&rd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