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선진국방연구센터 "캄보디아·미얀마 사설 경비업체 중 60%는 중국 소유"
"일대일로 투자 위한 중국 기업 보호 역할"

캄보디아와 미얀마의 사설 경비 업체 10개 가운데 6개는 중국에 기반을 둔 회사가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싱크탱크 선진국방연구센터(C4ADS)의 분석 결과 중국 기업들은 지난 2013년부터 지속적으로 법인을 설립해 왔으며, 2019∼2020년 가장 활발하게 진출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CNN 방송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같은 중국 보안 기업의 진출 배경이 무엇인지는 명확하지는 않다.

다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역점을 두어 추진 중인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와 연관돼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기업들은 일대일로 구상에 따른 관련 국가들에 투자 기회를 탐색했기 때문이다.

메콩강 조용히 장악하는 중국…"中 경비업체 통해 이익 보호"
보고서는 "사설 경비업체들은 특별경제구역에 투자하는 중국 기업들의 이익을 보호해 줄 수 있다"라고 밝혔다.

특별경제구역에 진출하는 중국 기업의 보호에 사설 경비업체를 활용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C4ADS 보고서는 중국 보안기업의 진출 현황을 분석하는 데 65페이지를 할애하면서 동시에 캄보디아·라오스·미얀마·태국·베트남 등 메콩강 유역 국가들의 특별경제구역에 대한 설명도 포함했다.

특별경제구역에 세금 혜택을 부여해 외국 투자를 유인하고 있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못할 경우 부패와 범죄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게 이 보고서의 지적이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벤 스페백은 "특별경제구역이 경제 발전을 촉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라며 "그러나 늘 그런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같은 경제구역을 설정할 때 보고서를 먼저 읽어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위성으로 야간 조명을 관측해 경제 성장도를 파악한 결과 특별경제구역 설정 후 처음 3년 동안 10%가량 경제 성장 효과를 보기도 했지만, 같은 기간 5개 특별경제구역에서는 오히려 후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부정적 효과의 대표적인 사례는 라오스의 '골든 트라이앵글 특별경제구역'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미 재부부는 특별경제구역의 자오 웨이 의장이 경제구역을 이용해 미성년 매춘, 마약 밀매와 같은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의 시아누크빌도 특별경제구역으로 지정된 뒤 중국인 개발업자들이 카지노를 집중적으로 건설해 빠르게 대규모 도박 도시로 전락했다.

게다가 캄보디아가 이 지역에 미국이 투자해 건설한 건물 2개를 부수고, 중국 해군 기지를 건설함에 따라 미국에서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와 함께 국제범죄조직 삼합회의 두목 완 쿡코이도 또 다른 특별경제구역을 설립하기 시작했다.

완이 운영하는 동메이 그룹은 미얀마와 태국 국경에 특별경제구역 설립을 추진하며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같이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이 역시 중국의 일대일로에서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완은 지난 2018년에는 일대일로와 연관된 중국 기업을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민간 경비업체를 설립하기도 했다.

문제는 완의 보안 업체를 포함해 위험 지역에서 투자를 보호한다는 업체들이 대부분 중국의 전 보안군 소속 인사가 합법적으로 운영한다는 점이다.

슝 보 전 주캄보디아 중국대사는 지난 2017년 연설에서 "중국은 미국처럼 외국에 해병대를 파병할 수는 없다"라며 "대신 중국 정부가 외국에서 보안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10월 완과 동메이 그룹이 마약 밀매, 불법 도박, 협박, 인신매매 등에 연루됐다며 블랙리스트로 지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