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마케팅' 효과…클래식 공연장 20대 여성팬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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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8%→올들어 22%
크라우드 펀딩도 활성화
크라우드 펀딩도 활성화
클래식 공연장에서 20대 여성팬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클래식계가 내세운 ‘팬덤 마케팅’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인터파크의 공연 소비 통계에 따르면 20대 여성이 클래식 공연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다. 2018년 18%, 2019년과 2020년 19%였던 것이 올해 1~5월에는 22%로 증가했다.
팬들이 직접 후원금을 모아 공연을 여는 경향도 활발해졌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 따르면 2019년 총 5억원에 그쳤던 클래식 공연 후원금이 지난해에는 6억7000만원으로 증가했다. 텀블벅은 이용자 중 약 40%가 20대 여성인 크라우드펀딩 업체로, 공연계에선 음반 발매와 공연비를 마련할 때 활용한다.
팬들에게 십시일반 지원금을 받아 독주회를 여는 경우도 있다. 후원자만 초청해 비공개 독주회를 열고 굿즈를 판매해 후원을 유도했다. TV프로그램 슈퍼밴드의 우승팀 ‘호피폴라’의 멤버 홍진호(첼리스트)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다음달 21일 리사이틀을 개최한다. 지난 2월부터 한 달 동안 2036만원을 모았다. 당초 목표액 1000만원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유튜브 채널 ‘또모’를 통해 대중에 이름을 알린 박규희(클래식 기타)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LP를 발매한다. 후원금은 현재 2060만원으로 당초 목표했던 600만원을 훨씬 초과했다.
코로나19로 대면공연 기회가 줄자 젊은 연주자들이 아이돌그룹처럼 대중과의 소통을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20대 여성 팬들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클래식 연주자들이 대중과 접점을 늘려온 것도 한몫했다. 통상 연주자들은 해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면 귀국 독주회를 열었고, 음반 발매에 맞춰 독주회를 열었지만 대중과의 접점은 적었다.
젊은 연주자들은 신비주의를 탈피했고, 자신을 브랜드처럼 경영하기 시작했다. 여기엔 해외 유학 때 접한 ‘예술기업가 정신’이 한몫했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 해외 음악대학에선 2004년부터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강조해왔다. 미국 줄리어드음대를 중심으로 음악가들이 가난에 허덕이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교육 체계가 마련됐다. 음악가가 1인 기업을 운영하듯 공연 비용 모금부터 홍보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하도록 유도한다.
서지혜 인컬처컨설팅 대표는 “연주자들이 예술만 배워서 홀로 설 수 없는 시대”라며 “연주생활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음악가들이 자기 홍보에 적극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
23일 인터파크의 공연 소비 통계에 따르면 20대 여성이 클래식 공연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다. 2018년 18%, 2019년과 2020년 19%였던 것이 올해 1~5월에는 22%로 증가했다.
팬들이 직접 후원금을 모아 공연을 여는 경향도 활발해졌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에 따르면 2019년 총 5억원에 그쳤던 클래식 공연 후원금이 지난해에는 6억7000만원으로 증가했다. 텀블벅은 이용자 중 약 40%가 20대 여성인 크라우드펀딩 업체로, 공연계에선 음반 발매와 공연비를 마련할 때 활용한다.
팬들에게 십시일반 지원금을 받아 독주회를 여는 경우도 있다. 후원자만 초청해 비공개 독주회를 열고 굿즈를 판매해 후원을 유도했다. TV프로그램 슈퍼밴드의 우승팀 ‘호피폴라’의 멤버 홍진호(첼리스트)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다음달 21일 리사이틀을 개최한다. 지난 2월부터 한 달 동안 2036만원을 모았다. 당초 목표액 1000만원의 두 배가 넘는 금액이다. 유튜브 채널 ‘또모’를 통해 대중에 이름을 알린 박규희(클래식 기타)는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LP를 발매한다. 후원금은 현재 2060만원으로 당초 목표했던 600만원을 훨씬 초과했다.
코로나19로 대면공연 기회가 줄자 젊은 연주자들이 아이돌그룹처럼 대중과의 소통을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20대 여성 팬들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오디션 프로그램,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클래식 연주자들이 대중과 접점을 늘려온 것도 한몫했다. 통상 연주자들은 해외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면 귀국 독주회를 열었고, 음반 발매에 맞춰 독주회를 열었지만 대중과의 접점은 적었다.
젊은 연주자들은 신비주의를 탈피했고, 자신을 브랜드처럼 경영하기 시작했다. 여기엔 해외 유학 때 접한 ‘예술기업가 정신’이 한몫했다. 미국과 영국, 독일 등 해외 음악대학에선 2004년부터 학생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강조해왔다. 미국 줄리어드음대를 중심으로 음악가들이 가난에 허덕이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교육 체계가 마련됐다. 음악가가 1인 기업을 운영하듯 공연 비용 모금부터 홍보까지 전 과정을 직접 수행하도록 유도한다.
서지혜 인컬처컨설팅 대표는 “연주자들이 예술만 배워서 홀로 설 수 없는 시대”라며 “연주생활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음악가들이 자기 홍보에 적극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