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진, 올림픽 중압감 이겨낼 멘털 갖춰"…남녀 '막내 에이스' 활약 기대
"이번 올림픽은 복불복, 정신력 싸움…남자단체전·혼복은 결승까지 갈 것"
'아테네 영웅' 유승민 "신유빈 어디까지 가느냐가 관전 포인트"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 경력의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은 남녀 대표팀의 '막내 에이스' 장우진(21·미래에셋증권)과 신유빈(17·대한항공)이 도쿄올림픽에서 '사고'를 쳐 주기를 기대했다.

장우진과 신유빈은 남녀 대표팀 각 3명 중 나이가 가장 어리다.

하지만 실력은 국내 '톱'으로 인정받는다.

장우진은 남자 단식 세계 랭킹에서 국내 선수 중 가장 높은 11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왕중왕전 격인 국제탁구연맹(ITTF) 파이널스에서 동메달을 따내는 등 국제 대회 성과가 도드라진다.

'탁구 신동'으로 잘 알려졌던 신유빈은 대표 선발전에서 언니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 한국 탁구 최연소 올림픽 출전 기록을 예약해 뒀다.

신유빈은 올 초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스타 컨텐더 대회에서 대표팀 맏언니 전지희(포스코에너지)와 여자 복식 우승을 합작하는 등 상승세가 가파르다.

두 선수 모두 이번 올림픽에서 단체전과 단식에 출전한다.

탁구 올림픽 대표팀은 21일부터 이틀간 경북 문경 국군체육부대에서 2020 도쿄 올림픽에 대비해 '석정도시개발컵 실전대회'를 소화하고 있다.

'아테네 영웅' 유승민 "신유빈 어디까지 가느냐가 관전 포인트"
경기장에서 후배들의 경기를 지켜보던 유승민 회장은 취재진과 만나 "'신유빈이 어디까지 가느냐'가 이번 올림픽의 관전 포인트"라며 그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장우진에 대해서도 "이번이 첫 올림픽이지만, 이미 큰 대회 경험을 많이 쌓아놨으며, 올림픽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는 멘털을 갖춘 선수"라고 호평했다.

'아테네 영웅' 유승민 "신유빈 어디까지 가느냐가 관전 포인트"
한국 탁구의 마지막 금메달리스트인 '아테네 영웅' 유승민 회장은 한국이 남자 단체전과 이상수(삼성생명)-전지희 조가 나서는 혼합복식에서 은메달 이상의 성적을 낼 것이라 내다봤다.

여자 단체전에서는 준결승 이상의 성적을 전망했다.

다음은 유승민 회장과의 일문일답.
'아테네 영웅' 유승민 "신유빈 어디까지 가느냐가 관전 포인트"
-- 이번 올림픽은 변수가 참 많다.

▲ 이번엔 진짜 복불복에 정신력 싸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가 똑같이 고통을 받고, 대회가 많이 열리지 않는 등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이었다.

한 시간여 거리의 가까운 일본에서 대회를 치르게 된 것은 우리 선수들에게 다행이다.

마스크를 쓰고 긴 거리를 이동하고, 중간에 코로나19 검사도 여러 차례 해야 한다면 힘들 것이다.

이번 올림픽은 컨디션 관리, 정신력 관리에서 우리 선수들이 이점이 있을 것이다.

-- 일단 최강 중국은 차치하고라도, 일본이 상당히 강하다.

▲ 일본은 이제 다크호스도 아니다.

(특히 여자 선수들이) 월등히 실력이 뛰어나다.

그런데 일본이 신유빈에 대한 데이터가 많이 없을 것이다.

또 전지희가 현재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인다.

복식 한 경기와 단식 4경기로 승부를 가르는 여자 단체전은, 한두 방 싸움이다.

첫 경기인 복식만 잘 넘어가면 그 뒤에 단식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

우리는 복식에 강점이 있다.

남자 단체전과 혼합복식은 (일본과 비교했을 때) 우리 선수들이 충분한 수준이다.

남, 녀 대표팀 모두 메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 조심스럽게 메달 전망을 해보자면.
▲ 남자 단체전과 혼합복식에서는 최소 결승에 간다고 본다.

여자 단체전은 4강에는 갈 것이다.

단식은 금메달도 나올 수 있고, 1회전에서 고전할 수도 있다.

단식은 그날 컨디션, 경기력 등에 따라 결과가 크게 좌우된다.

단식에서는 이상수의 '4년 주기 설'을 기대해 볼 만 하다.

(웃음) 이상수는 2013년 파리, 2017년 뒤셀도르프 세계선수권 단식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풀리는 날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선수가 이상수다.

다만, 다른 대회가 아닌 올림픽에서 풀려야 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때의 나처럼 말이다.

이상수가 이번에 풀릴 것 같은 느낌이 온다.

-- 이제 남녀 에이스라고 봐도 무방한 남녀 막내 장우진과 신유빈이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에 도전한다.

▲ 장우진은 이번이 첫 올림픽이지만, 이미 큰 대회 경험을 많이 쌓아놨다.

올림픽의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는 멘털을 갖춘 선수다.

신유빈은 잃어버릴 게 없다.

이번 올림픽 탁구의 관전 포인트는 '신유빈이 어디까지 가느냐'다.

신유빈이 이번에 실력을 발휘해 준다면, 2024년 파리 대회 때는 굉장히 많이 업그레이드돼 있을 것이다.

나는 첫 올림픽이었던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도, 마지막 올림픽에서도 많이 떨렸다.

올림픽이란 그런 무대다.

지금은 그때와 다르게 단체전이라는 게 생겼다.

장우진, 신유빈이 형, 언니들에게 의지하면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렇게 올림픽 분위기에 익숙해지고, 단식에서도 사고 치면 좋을 것 같다.

중국 선수들도 올림픽에서는 위축된다.

우리 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서 장점인 공격적인 플레이를 잘 살리면, 중국 선수들도 무너질 수 있다.

-- 탁구협회 회장이 된 뒤 첫 올림픽이다.

소감은.
▲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내기를 원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올림픽은 엘리트 선수만의 축제가 아니다.

이번에 성적이 나면, 이를 기폭제 삼아 탁구 생활체육을 더욱 성장시키고 싶다.

연말, 연초에 엘리트 선수들과 동호인들이 모두 참가하는, 한국 탁구의 '축제' 같은 대회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