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 70%가 사라지고 있었다" 울릉도 상수도망 대수술(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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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 전국 곳곳서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 '한창'
"물 훔쳐 쓴 흔적도…2023년까지 유수율 70∼80%대 달성하면 생산원가 26억원 절감 전망"
[※ 편집자 주 = 2019년과 지난해 인천에서 잇따라 발생한 적수(붉은 물) 사태와 깔따구 유충 유출은 수돗물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높이는 사건이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취수원부터 일반 가정의 수도꼭지까지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전국 곳곳에서 펼치는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연합뉴스는 경북 울릉군과 강원 속초시 사업 현장을 직접 찾아 그간의 진행 상황을 살피는 기획 기사를 상(上)·하(下) 2편으로 나눠 송고합니다.
]
"수돗물 100ℓ를 생산해서 내려보내도, 각 가정에 도착하는 건 불과 30ℓ가 채 안 됐어요.
"
물기를 머금은 바닷바람이 성인봉을 휘감으며 수시로 방향을 바꾸는 울릉도(경북 울릉군)는 화산섬 특성상 물이 부족할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정반대로 수량이 풍부하다.
'도둑, 공해, 뱀이 없는 대신 물과 바람, 향나무, 돌, 아름다운 사람이 많다'는 뜻의 '3무(無) 5다(多) 섬'으로 불릴 정도다.
그런데 수돗물로 한정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해에는 며칠 동안 일부 지역에 상수도 공급이 중단되는 등 곡절을 겪었다.
2019년부터 울릉 항구 인근 상수도관 상태를 본격적으로 살피기 시작한 한국수자원공사 직원들은 땅을 조금 파자마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손재현 수자원공사 과장은 "유수율이 문제였다"며 "취수장에서 정수해 공급하는 수돗물 중 누수되지 않고 가정까지 흘러가는 비율이 2019년 기준 60%가 채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울릉군 인구 9천여명 중 대다수와 관광객이 주로 오가는 도동항과 저동항 주변 상황은 더 심각해, 유수율이 30%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쉽게 말해 수돗물 100을 만들면 70은 관로를 지나던 중 그냥 다 빠져나간 셈"이라고 손 과장은 덧붙였다.
1970∼80년대 매설된 관로 곳곳에 녹은 기본이고 구멍까지 숭숭 뚫려 있었다.
울릉도 전체 101㎞ 정도 되는 관로 중간중간에 임의로 다른 수도관을 연결해 물을 훔쳐 가는 '도수' 흔적도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내륙과 쾌속선 뱃길로 3∼4시간 떨어진 섬 특성상 일단 물을 가가호호 공급하는 게 급선무였던 시절에 벌어진 일로 보였다.
수자원공사는 시설물 전수 조사와 함께 상수도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전산화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유수율이 형편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긴급 관망 정비공사도 진행했다.
관로를 삽입하는 시작 부분과 빼내는 끝부분 지역만 굴착한 뒤 '기존관 파쇄·신관 교체'를 동시에 수행하는 신공법을 도입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했다.
손재현 과장은 "관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한편 그간 수압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던 지역에 가서 감압밸브를 설치해 안정적인 압력이 유지되도록 했다"며 "원격 누수 감시 시스템도 섬에 들여놨다"고 덧붙였다.
수자원공사 목표는 2024년까지 항구 주변 유수율을 70∼80%대까지 끌어올리는 데 있다.
그렇게 하면 수돗물 생산원가를 한해 26억원 정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준희 수자원공사 울릉현대화사업소장은 "수질 사고 위기 대응을 위한 스마트 관망 관리 인프라 역시 구축할 예정"이라며 "울릉군민과 관광객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이용할 수 있다면 큰 보람을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물 훔쳐 쓴 흔적도…2023년까지 유수율 70∼80%대 달성하면 생산원가 26억원 절감 전망"

이를 계기로 정부는 취수원부터 일반 가정의 수도꼭지까지 깨끗한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가 전국 곳곳에서 펼치는 지방상수도 현대화 사업이 그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연합뉴스는 경북 울릉군과 강원 속초시 사업 현장을 직접 찾아 그간의 진행 상황을 살피는 기획 기사를 상(上)·하(下) 2편으로 나눠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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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100ℓ를 생산해서 내려보내도, 각 가정에 도착하는 건 불과 30ℓ가 채 안 됐어요.
"
물기를 머금은 바닷바람이 성인봉을 휘감으며 수시로 방향을 바꾸는 울릉도(경북 울릉군)는 화산섬 특성상 물이 부족할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정반대로 수량이 풍부하다.
'도둑, 공해, 뱀이 없는 대신 물과 바람, 향나무, 돌, 아름다운 사람이 많다'는 뜻의 '3무(無) 5다(多) 섬'으로 불릴 정도다.
그런데 수돗물로 한정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해에는 며칠 동안 일부 지역에 상수도 공급이 중단되는 등 곡절을 겪었다.

손재현 수자원공사 과장은 "유수율이 문제였다"며 "취수장에서 정수해 공급하는 수돗물 중 누수되지 않고 가정까지 흘러가는 비율이 2019년 기준 60%가 채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울릉군 인구 9천여명 중 대다수와 관광객이 주로 오가는 도동항과 저동항 주변 상황은 더 심각해, 유수율이 30%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쉽게 말해 수돗물 100을 만들면 70은 관로를 지나던 중 그냥 다 빠져나간 셈"이라고 손 과장은 덧붙였다.

울릉도 전체 101㎞ 정도 되는 관로 중간중간에 임의로 다른 수도관을 연결해 물을 훔쳐 가는 '도수' 흔적도 여러 곳에서 발견됐다.
내륙과 쾌속선 뱃길로 3∼4시간 떨어진 섬 특성상 일단 물을 가가호호 공급하는 게 급선무였던 시절에 벌어진 일로 보였다.
수자원공사는 시설물 전수 조사와 함께 상수도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전산화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유수율이 형편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긴급 관망 정비공사도 진행했다.
관로를 삽입하는 시작 부분과 빼내는 끝부분 지역만 굴착한 뒤 '기존관 파쇄·신관 교체'를 동시에 수행하는 신공법을 도입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했다.

수자원공사 목표는 2024년까지 항구 주변 유수율을 70∼80%대까지 끌어올리는 데 있다.
그렇게 하면 수돗물 생산원가를 한해 26억원 정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준희 수자원공사 울릉현대화사업소장은 "수질 사고 위기 대응을 위한 스마트 관망 관리 인프라 역시 구축할 예정"이라며 "울릉군민과 관광객이 안심하고 수돗물을 이용할 수 있다면 큰 보람을 느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