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관음사 탐방로 인근에 있는 용암동굴 '구린굴'과 '평굴'이 약 2만 년 전 형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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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세계유산본부는 구린굴과 평굴이 한라산 정상 백록담 분출 시 한라산 북사면을 따라 흘러내린 용암류에 의해 약 2만 년 전 형성된 용암동굴로 조사됐다고 17일 밝혔다.
약 2만 년 전 구린굴과 평굴의 형성 시기는 세계유산인 만장굴보다 앞서며, 한라산 정상 백록담 형성 이후인 것으로 추정했다.
앞서 세계유산본부는 백록담의 경우 3만7천 년 전 이후에 상대적으로 점성이 큰 용암이 분출하면서 급경사 용암동 형태로 굳어졌고, 이후 약 2만 년 전에 새롭게 현무암질 마그마가 분출하면서 백록담 동쪽 부분이 형성돼 현재 분화구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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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라산 보호구역 밖에 있는 세계유산 만장굴은 8천~9천 년 전 형성된 것으로 추정했다.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한라산 북서부 일대 야외지질조사와 더불어 3D 스캔을 통해 동굴의 정확한 위치와 규모를 지리 정보화했다.
이를 통해 한라산 용암동굴이 백록담에서 분출한 용암류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가시적으로 밝힐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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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야외 현장 조사와 함께 '한라산 천연보호구역 기초학술조사'(2016∼2019년)에서 얻은 연대자료 등을 해석해 구린굴 등의 형성 시기를 추정해 냈다.
또 구린굴 인근 용암류 하부에서 얻은 고토양층의 연대 측정, 백록담 분화구 내부 퇴적층의 방사성탄소 연대 측정, 백록담 분화구 내부 고토양층의 연대 측정 등을 종합적으로 해석해 동굴 형성 시기를 구체화했다.
세계유산본부는 구린굴의 경우 제1 입구로부터 동굴에서 점차 상류로 올라감에 따라 동굴 초입부는 폭과 높이가 약 2m 이내로 비교적 좁은 데 반해, 가장 상류의 약 110m 구간은 폭 4m, 높이 7m로 큰 규모를 가진 것으로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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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본부는 이 같은 구린굴의 형태가 마치 호리병과 같은 독특한 모습을 보이고 있고 박쥐서식처로 최적의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구린굴 하루에 있는 평굴은 여러 동굴이 위·아래, 좌·우 갈래가 서로 얽혀있는 복잡한 구조를 보인다.
신창훈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장은 "천연보호구역이자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수많은 자연 자원들이 분포하고 있다"며 "한라산연구부는 지역 기반의 연구기관으로서 이들 자연 자원을 체계적으로 연구해 지속 활용 가능한 미래 자연 자원으로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