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한화전 팀 노히트노런 날린 뒤 '멘털 붕괴'…연일 악재와 부진
홍원기 감독 "9일 투입한 게 흐름 깬 것 같아…벤치 실수"
대표팀 뒷문 어쩌나…무너지는 조상우, 6월 평균자책점 12.27
KBO리그 최고의 구원 투수로 꼽히던 조상우(27·키움 히어로즈)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도쿄올림픽 개막을 한 달여 앞둔 터라 답답하다.

조상우는 6월 이후 갑자기 고꾸라졌다.

9일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에서 ⅔이닝 동안 피안타 3개, 볼넷 1개를 내주는 등 2실점으로 무너지는 등 3경기 연속 실점했다.

15일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선 2-2로 맞선 9회에 등판해 1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2실점 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조상우는 6월 이후 5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12.27을 기록했다.

당장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해도 이상한 것 없는 기록이다.

사실 조상우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키움의 뒷문을 확실하게 지켰다.

5월까지 14경기에 등판해 9세이브 평균자책점 2.93을 기록했다.

조상우의 몸 상태는 이상이 없다.

여전히 시속 150㎞대 직구를 잘 던진다.

주변에선 심리적인 요인이 조상우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계를 돌려보면 왜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지 알 수 있다.

조상우는 5월 29일 LG전에서 세이브를 올린 뒤 열흘 동안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등판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아서다.

키움은 큰 점수 차로 이기거나 경기에서 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키움은 조상우의 휴식이 길어지자 9일 한화전 6-0으로 앞선 9회말에 투입했다.

세이브 상황은 아니지만, 마음 편하게 공을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하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조상우에게 심리적으로 편한 상황이 아니었다.

당시 키움은 에릭 요키시, 양현, 김성진이 8회까지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는 '팀 노히트노런'을 기록 중이었다.

오랜만에 등판한 조상우는 부담감 때문인지 크게 흔들렸다.

한화 타선에 뭇매를 맞고 팀 노히트노런 기회를 날려버렸다.

경기는 뒤집어지지 않았지만, 자신감이 크게 꺾였다.

조상우는 다음날인 10일 한화전 0-0으로 맞선 9회말에 등판해 안타 2개와 고의4구를 내준 뒤 폭투로 경기를 내줬다.

연이틀 최악의 악몽을 꾼 셈이다.

조상우는 12일 SSG 랜더스전에서도 최악의 상황을 다시 겪었다.

조상우는 4-4로 맞선 9회에 등판했는데 선두 타자 최지훈을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냈다.

이어진 1사 1, 2루에선 최정의 타구를 3루수 전병우가 포구 실책해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조상우의 멘털은 더 흔들리기 시작했다.

연일 힘든 상황에 노출된 조상우는 15일 LG전에서 제구 난조에 시달리며 패전 투수가 됐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최근 조상우의 부진에 관해 "벤치의 실수"라고 인정했다.

투구 환경에 따른 기용 방법이 잘못됐다는 뜻이다.

홍 감독은 15일 부진의 시작이 된 9일 한화전에 관해 "당시 컨디션 조절을 위해 등판시켰던 게 조상우의 흐름을 깬 것 같다'며 "조상우의 구위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