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의 삶 녹아있는 사랑 이야기…영화 '빛나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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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심·지현우, 제주도서 100% 촬영…오는 30일 개봉
제주도, 해녀, 고두심. 거친 파도를 헤쳐나가는 강인함이 느껴지는 조합에 '연하남' 지현우가 핑크빛을 더했다.
고두심(70)과 지현우(37)의 나이 차이를 극복한 로맨스로 이목을 집중시킨 영화 '빛나는 순간'은 제주도의 아름다운 바다와 숲을 배경으로 서로의 온기로 상처를 보듬는 두 사람을 감성적으로 그린다.
해녀 진옥(고두심)은 숨을 참고 물에 들어가 전복, 멍게 등 해산물을 잡는 물질도, 성질도 제주도에서 제일가는 거친 인물이다.
진옥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온 다큐멘터리 PD 경훈(지현우)에게 진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어떻게든 진옥을 설득하기 위해 주위를 맴돌던 경훈은 바다에 빠지게 되고, 진옥이 가까스로 경훈의 목숨을 구한다.
진옥은 목숨을 구해준 보답으로 매니저 역할을 하겠다며 자신의 뒤를 따라다니는 경훈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평생 물질을 하며 억척스럽게 살아온 진옥은 바다에서 나오면 그물, 태왁(스티로폼 부표) 등을 들어주며 살갑게 구는 경훈에게 어느 날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손자뻘 되는 경훈을 향한 감정이 당혹스럽기만 한 진옥은 애써 감정을 감추고 다큐멘터리 촬영에 응한다.
물질할 때 입는 고무 옷 대신 잔잔한 무늬가 들어간 치마를 곱게 입고, 조심스럽게 립스틱을 바른 얼굴로 경훈과 함께 숲을 찾은 진옥은 카메라 앞에서 가슴 깊이 숨겨왔던 아픔을 털어놓는다.
늦은 밤 경훈 역시 진옥의 품에 안겨 삼키고 있던 과거의 슬픔을 쏟아낸다.
영화는 진옥을 통해 물질로 가족의 생계를 짊어져야 했던 제주도 해녀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해녀들은 수면 위에 둥둥 떠 있는 태왁 하나에 의지한 채 물속으로 들어간다.
영화 속 '제주도 여자로 태어나느니 소로 태어난다'는 우스갯소리나 진옥이 병상에 누운 남편을 병간호하는 모습은 이들의 고된 삶의 단편을 드러낸다.
진옥이 경훈을 위로하며 건넨 "살암시믄 살아지매(살다보면 살아져)"라는 대사는 사실 오랜 시간 해녀들을 다독여온 말이다.
그렇다고 해녀의 삶이 고단하게만 묘사되는 것은 아니다.
물질을 끝내고 소라, 전복 등을 손질하며 흥얼거리는 노랫소리, 서울에서 내려온 젊은이에게 "육지 것들은 믿으면 안 돼"라며 배타적으로 굴다가도 어느새 정이 들어 이것저것 챙겨주는 모습에서 사람 냄새가 묻어난다.
그렇게 삶을 버텨온 진옥에게 경훈은 여자로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존재다.
강한 햇볕과 짠 바닷물에 잔뜩 찡그렸던 얼굴은 경훈 앞에서 수줍고 순진한 소녀의 얼굴이 된다.
과거의 아픔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던 경훈에게도 진옥은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편안한 안식처다.
나이 차이가 큰 두 사람의 사랑은 다소 급작스러운 전개와 같은 아픔을 공유한다는 단조로운 설정으로 공감을 끌어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부족함을 메운다.
고두심은 50년차 대배우의 연기 내공으로 노년에 찾아온 사랑에 대한 당혹감과 애틋함을 섬세하게 연기한다.
지현우는 담담한 연기로 두 사람의 사랑에 진정성을 더한다.
오는 30일 개봉. 상영시간 95분.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제주도, 해녀, 고두심. 거친 파도를 헤쳐나가는 강인함이 느껴지는 조합에 '연하남' 지현우가 핑크빛을 더했다.
고두심(70)과 지현우(37)의 나이 차이를 극복한 로맨스로 이목을 집중시킨 영화 '빛나는 순간'은 제주도의 아름다운 바다와 숲을 배경으로 서로의 온기로 상처를 보듬는 두 사람을 감성적으로 그린다.
해녀 진옥(고두심)은 숨을 참고 물에 들어가 전복, 멍게 등 해산물을 잡는 물질도, 성질도 제주도에서 제일가는 거친 인물이다.
진옥을 취재하기 위해 서울에서 내려온 다큐멘터리 PD 경훈(지현우)에게 진옥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어떻게든 진옥을 설득하기 위해 주위를 맴돌던 경훈은 바다에 빠지게 되고, 진옥이 가까스로 경훈의 목숨을 구한다.
진옥은 목숨을 구해준 보답으로 매니저 역할을 하겠다며 자신의 뒤를 따라다니는 경훈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평생 물질을 하며 억척스럽게 살아온 진옥은 바다에서 나오면 그물, 태왁(스티로폼 부표) 등을 들어주며 살갑게 구는 경훈에게 어느 날 생전 처음 느껴보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손자뻘 되는 경훈을 향한 감정이 당혹스럽기만 한 진옥은 애써 감정을 감추고 다큐멘터리 촬영에 응한다.
물질할 때 입는 고무 옷 대신 잔잔한 무늬가 들어간 치마를 곱게 입고, 조심스럽게 립스틱을 바른 얼굴로 경훈과 함께 숲을 찾은 진옥은 카메라 앞에서 가슴 깊이 숨겨왔던 아픔을 털어놓는다.
늦은 밤 경훈 역시 진옥의 품에 안겨 삼키고 있던 과거의 슬픔을 쏟아낸다.
영화는 진옥을 통해 물질로 가족의 생계를 짊어져야 했던 제주도 해녀의 삶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해녀들은 수면 위에 둥둥 떠 있는 태왁 하나에 의지한 채 물속으로 들어간다.
영화 속 '제주도 여자로 태어나느니 소로 태어난다'는 우스갯소리나 진옥이 병상에 누운 남편을 병간호하는 모습은 이들의 고된 삶의 단편을 드러낸다.
진옥이 경훈을 위로하며 건넨 "살암시믄 살아지매(살다보면 살아져)"라는 대사는 사실 오랜 시간 해녀들을 다독여온 말이다.
그렇다고 해녀의 삶이 고단하게만 묘사되는 것은 아니다.
물질을 끝내고 소라, 전복 등을 손질하며 흥얼거리는 노랫소리, 서울에서 내려온 젊은이에게 "육지 것들은 믿으면 안 돼"라며 배타적으로 굴다가도 어느새 정이 들어 이것저것 챙겨주는 모습에서 사람 냄새가 묻어난다.
그렇게 삶을 버텨온 진옥에게 경훈은 여자로서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는 존재다.
강한 햇볕과 짠 바닷물에 잔뜩 찡그렸던 얼굴은 경훈 앞에서 수줍고 순진한 소녀의 얼굴이 된다.
과거의 아픔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던 경훈에게도 진옥은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편안한 안식처다.
나이 차이가 큰 두 사람의 사랑은 다소 급작스러운 전개와 같은 아픔을 공유한다는 단조로운 설정으로 공감을 끌어내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부족함을 메운다.
고두심은 50년차 대배우의 연기 내공으로 노년에 찾아온 사랑에 대한 당혹감과 애틋함을 섬세하게 연기한다.
지현우는 담담한 연기로 두 사람의 사랑에 진정성을 더한다.
오는 30일 개봉. 상영시간 95분. 12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