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경 투입되자마자 킬패스→이동준 스피드 살린 마무리로 결승골
도쿄행 굳히기 '환상 합작골'…울산 '동갑 듀오' 이동경·이동준
K리그 울산 현대의 '영건 듀오' 이동경(24)과 이동준(24)이 막판으로 치닫는 2020 도쿄올림픽 축구 대표팀 최종 엔트리 경쟁에서 멋진 합작품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이동경과 이동준은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의 올림픽 대표팀 친선경기에서 후반 20분 결승 골을 함께 만들어 내 한국의 2-1 승리에 앞장섰다.

이동경이 센터서클 부근에서 오세훈(김천)에게서 공을 받아 한 번 터치한 뒤 상대 선수들 사이를 예리하게 꿰뚫는 패스로 활로를 열었고, 이동준이 공을 따라 재빨리 페널티 지역 오른쪽을 파고들어 오른발 마무리로 리드하는 골을 만들었다.

한국이 후반전 초반 헐거운 수비를 노출하며 가나에 일격을 당해 1-1로 맞선 가운데 흐름을 기울이는 중요한 한 방이었다.

이날 이동경과 이동준은 나란히 벤치에서 시작한 뒤 후반에 투입됐다.

이동준이 후반전 시작 때 조영욱(서울) 대신 들어가고 이동경은 후반 18분 이강인(발렌시아)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는데, 길지 않은 시간에도 제 몫을 하며 김학범 감독의 눈도장을 재차 받아냈다.

이들은 올림픽 아시아 예선인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때부터 김학범호의 한 축을 담당해 온 대표주자들이다.

도쿄행 굳히기 '환상 합작골'…울산 '동갑 듀오' 이동경·이동준
이동준은 조별리그에서 중국, 이란을 상대로 연속 골을 뽑아냈고, 이동경은 요르단과의 8강전, 호주와의 준결승전 모두 교체로 출전해 골을 터뜨리며 올림픽 본선행의 주역으로 빛났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성인 국가대표팀에도 이미 발탁되기 시작해 이동경은 A매치 4경기, 이동준은 1경기에 출전했다.

정식 A매치는 아니지만, 둘은 지난해 10월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의 친선경기 때 A대표팀 소속으로 함께 출전해 '친정'과도 같은 올림픽 대표팀에 패배를 안기는 결승 골을 합작한 적도 있다.

특히 이동경은 이달엔 A대표팀에 먼저 소집됐다가 월드컵 2차 예선을 마치고 이번 가나와의 2차전 직전 올림픽 대표팀으로 넘어오는 강행군을 펼쳤다.

9일 스리랑카와의 월드컵 2차 예선 경기에서 A매치 데뷔골을 기록한 데 이어 쉴 틈 없이 합류한 올림픽 대표팀에선 날카로운 패스와 활동량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동준은 12일 가나와의 1차전엔 아예 출전하지 않고, 이날 2차전에도 후반전만 뛰었으나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고 소화하고 득점포까지 뽑아내 해결사 능력을 입증했다.

올림픽 최종 엔트리는 18명으로 여타 대회보다 적은데다 2선은 이강인, 조영욱을 비롯한 경쟁자가 즐비해 김학범호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데, 이동준과 이동경에겐 도쿄행에 한 발 더 가까워졌다고 할 법한 성공적인 최종 오디션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