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재팬은 15일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반갑다'는 취지의 말을 주고받은 데 대해 서로 다른 뜻이 담겨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한국측이 사전협의에서 양국 정상회담 개최에 의욕을 나타냈지만, 일본은 2018년 10월 강제 징용 판결과 올해 1월 위안부 판결로 일본 정부 및 기업의 자산이 처분되는 것을 우려하며 "피해가 나오지 않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회담은 있을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양국 대화에 앞서 한국이 문제를 해결해 오라는 기존 입장이다.
매체는 "일본은 한국측에 애드립으로 소파에 가자고 하지 말아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2019년 11월 태국 방콕 근교에서 열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한·일' 정상회담 당시 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전 총리를 대기실 소파로 초청해 10분간 대화한 사례도 지적했다.
이 매체는 "당시 한국이 대화 모습을 사진 촬영하고 공개해 일본 측이 불쾌감을 표시한 바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외교 의례에 어긋나는, 있어서는 안 될 행위'라고 화를 냈다"고 보도했다.
외교가에선 이런 형태를 '풀 어사이드 미팅(pull aside meeting)'이라고 부른다.
일본 매체는 "회담의 우선순위는 낮지만 상대방의 체면을 살릴 필요가 있을 경우엔 극히 짧은 시간 동안 서서 혹은 앉아서 얘기하는 것을 세팅할 수 있다"며 "서로 건드리고 싶지 않은 이슈가 있을 때 서서 이야기하는 식으로 끝내면 자세하게 양국 언론에 브리핑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해당 보도는 한국측이 사전에 제대로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측이 즉흥적으로 양국 정상간 대화를 유도하고 이를 활용하려 했다는 식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11~13일 영국 콘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불발된 데 대해 우리 외교당국은 "당초 양국이 양자회담을 잠정 합의했지만 일본이 일방적으로 취소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일본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문혜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