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3 쓰세요'…유로 개막에 신난 팬들, 공중 현수막으로 훈수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개막에 흥분한 축구 팬들이 대표팀 훈련장에 공중 현수막을 띄워 전술을 지시하고 나섰다.

미국 ESPN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의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과 네덜란드 대표팀의 프랑크 더부르 감독은 팬들의 '공중 훈수'를 들었다.

영국 버턴 어폰 트렌트에 있는 잉글랜드 대표팀 훈련장인 세인트조지스 파크 상공에는 "크로아티아의 골은 대부분 왼쪽 측면으로 내려온다"고 적힌 현수막이 날아올랐다.

이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유로 2020에 출전할 26명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면서 오른쪽 풀백 4명을 포함한 데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잉글랜드는 한국시간으로 13일 오후 10시에 열리는 크로아티아와 유로 2020 조별리그 D조 1차전을 치른다.

팬들은 크로아티아가 왼쪽 측면으로 공격을 전개할 것을 예측하며 이를 방어할 적절한 전술을 주문했다.

14일 우크라이나와 조별리그 C조 1차전을 앞둔 네덜란드의 더부르 감독 역시 하늘에 떠오른 팬들의 조언을 접했다.

네덜란드 제이스트에 있는 대표팀 훈련장에는 "감독님, 4-3-3 전술을 쓰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펄럭였다.

ESPN에 따르면 당시 훈련장에서 현수막을 본 25명의 선수는 이를 재치 있는 농담으로 받아들이며 크게 웃었다.

더부르 감독은 이달 초 스코틀랜드(2-2 무), 조지아(3-0 네덜란드 승)와 평가전을 치르며 5-3-2 대형을 가동했는데, 일부 팬들은 이 변화가 달갑지 않았던 모양이다.

네덜란드는 전통적으로 축구 영웅 요한 크라위프의 '토털 축구'로부터 영향을 받은 4-3-3 포메이션을 활용해 왔다.

주장인 조르지니오 바이날둠도 "4-3-3 대형에서 공격적인 역할을 맡는 것을 선호한다.

3-5-2나 5-3-2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공간을 찾아 들어가려면 힘이 많이 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더부르 감독이 5-3-2전술을 시험한 뒤 "훌륭한 시스템"이라며 만족감을 드러낸 만큼, 팬들의 요청에 따라 뜻을 굽힐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