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과 악수만 해도 '파격'

국민의힘 6·11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여의도 정치권에는 생경한 장면이 펼쳐지게 됐다.

제1야당 사령탑에 오른 36세의 이준석 신임 당대표는 앞으로 '아버지뻘'인 정계 거물들과 마주 앉게 된다.

영수회담 장면부터 생경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장남 준용씨는 39세로, 이준석 대표보다 3살 많다.

문 대통령 입장에선 아들보다도 어린 제1야당 당수와 대좌할 수도 있는 셈이다.

문 대통령 자신은 68세로, 이 대표보다 32살 위다.

여야 대표 회동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송영길 대표는 58세다.

송 대표의 장녀는 30세로, 송 대표 입장에선 자신의 딸과 나이가 비슷한 상대와 어깨를 견주게 된다.

모두 우리 정치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장면이다.

악수하는 상황 자체가 파격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아버지뻘'과 마주 앉는 30대 당수 …장유유서 깬 이준석
당내로 시선을 돌리면 '장유유서'는 명함도 못 내밀게 된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62세다.

당 공식 회의에서는 자신의 장남(32세)과 나이가 비슷한 이 대표보다 발언권 순서가 밀린다.

매주 월·목요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통상 당 대표가 가장 먼저 공개 발언을 하기 때문이다.

이어 원내대표와 핵심 당직자, 최고위원이 차례로 발언한다.

김 원내대표는 앞서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원내대표는 원내대표 역할을 하고, 대표는 대표 역할을 하면 된다"며 "상명하복 관계도 아니고, 당 대표 선수가 50선이 되든 0선이 되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2명 전원이 이 대표보다 나이가 많다.

이 대표에게 당무를 보고하고 결재를 받아야 할 사무처 당직자들 역시 내심 난감한 분위기다.

역시 대다수가 이 대표보다 나이가 많거나 친구뻘이다.

한 당직자는 "국장·실장급 간부들은 당직 활동만 수십 년을 하면서 잔뼈가 굵은 사람들"이라며 "새로운 질서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