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기관엔 부검 등 장례 절차 지연 불만 토로
"가족 살려내라" 붕괴 참사 유족들 책임 기업에 강한 질타
"유가족들이 원하는 걸 다 들어주시겠다고요? 그럼 우리 가족 살려내세요.

"
광주 재개발 구역 철거 건물 붕괴로 매몰된 사망자 유가족들은 10일 향후 절차 등을 의논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 시공사와 철거 업체 대표가 찾아와 사과하자 한 맺힌 질타를 쏟아냈다.

한 유가족은 "회사 측은 유가족들이 원하는 걸 모두 지원해 주겠다면서 무엇이 필요한지 말하라고 한다"며 "우리가 필요하건 가족들을 살려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철거업체 작업자들이 이상 징후를 느끼고 피하는 상황이었다면 바로 앞에 있는 교통 통제도 당연히 이뤄졌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차도로 나와서 조금만 더 안전 조치를 해주셨으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철거업체 대표가 "저는 죄인이다.

모두 제 탓이고 제 잘못이다"라고 큰절을 했지만 한 유가족은 "사람이 죽었는데 무슨 사과냐"고 울부짖었다.

그가 터트린 울음은 전염되듯 대부분의 유가족으로 번져나갔고 한동안 정적 속에서 유가족들의 흐느끼는 소리만 날 뿐이었다.

재개발구역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측 대표에겐 재하도급 의혹에 대해 따져 묻고, 철거 계획과 달리 공사가 진행된 부분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권순호 대표이사는 "재하도급은 없었고, 사고 원인은 정부 기관에서 조사 중"이라며 "저희가 잘못이 있든 없든 유족과 피해자분들의 아픔이 빠른 시일 안에 치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구청과 경찰에도 불만을 토로했다.

부검 절차가 늦어져 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유족이 있는가 하면, 전날부터 장례를 시작해 내일이면 발인하는 유족이 있는 탓이다.

유가족들은 이른 시일 안에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사고 원인과 책임자 규명, 법률 지원 등을 조속하게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