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0일 성추행 피해 공군 부사관 사망사건과 관련, 국회 법사위 현안질의에서 한목소리로 국방부를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은 서욱 국방부 장관이 5월 24일 국방부 조사본부로부터 단순 사망사건 서면보고를 받고, 이튿날 공군참모총장으로부터 성추행 사건이 관련됐다는 유선보고를 받은 것을 거론하며 "공군에서는 이미 성범죄 관련 사건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던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송기헌 의원은 지난 3월 발생한 성추행 사건이 국방부에 보고되지 않은 것을 거론하며 "공군에서 이 정도 성추행은 그만큼 흔한 것이냐, 혹은 성추행이라는 범죄를 공군에서는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같은 당 박성준 의원은 "보고체계를 어긴 사람들은 군의 근본 질서를 훼손한 사람들이기에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서 장관이 "(보고 내용에) 차이가 있었다"고 답변한 것을 문제 삼으며 "차이가 아니라 허위보고 아니냐. 그런 답변에서 장관의 인식이 드러난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윤한홍 의원은 "지침상 피해자가 부사관 이상인 중대 사고는 최단 시간 내에 세부 내용을 보고하게 돼 있는데 이 사실을 국방부가 숨기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조수진 의원도 "군은 체계가 생명인데, 그렇다면 대한민국에 군이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느냐"고 가세했다.
서 장관은 "저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어서 다 수사하도록 지시를 해 놓았다"며 "이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의 거취 문제는 인사권자께서 결정하실 것"이라며 "저는 최선을 다해 후속조치해 나갈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서 장관은 사건의 본질이 뭐냐는 질문에 "모두가 잘 보살펴주고 보호해 줬어야…"라고 답변하다가,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으로부터 "그렇게 가면 안 된다.
우월적 지위에 의한 상사의 일방적 폭력"이라고 제지당하기도 했다.
군의 미흡한 인권 감수성에 대한 질타도 이어졌다.
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국방부에 근거 규정만 있고 인권보호관이 없다.
인권 교육을 받은 적 없죠"라고 묻자, 서 장관은 고개를 끄덕였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이 사건은 군에 의한 살인이고, 여기 관련된 모든 분은 살인의 공동정범 내지 방조범"이라며 "군은 아직도 여성을 회식 자리의 노리개로 생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조수진 의원은 이날 "문재인 정권 들어 지위를 이용한 권력형 성폭력 사건이 계속 발생한다"며 "피해자를 괴롭히고 축소·은폐하려는 시도가 계속 벌어진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정치적인 (공격에) 동의하기 어렵다"며 "오히려 사건 초기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제대로 도움을 받지 못한 점이 밝혀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여권 잠룡으로 꼽히는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여권 선두를 달리는 이른바 '김문수 신드롬' 현상에 대해 "헌법재판소 판단이 내려지면 정리될 것"이라고 4일 밝혔다.안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 장관이 뜨는 현상을 어떻게 보느냐'는 물음에 "'대통령 탄핵은 안 된다'는 분들의 열망이 김 장관에게 모여 있는 것 같다"며 "지금 불확실성이 굉장히 많은데, 헌재 판단이 내려지면 그때부터 새롭게 정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안 의원은 "탄핵이 인용된다면 그때부터 조기 대선 60일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지금까지 (여론조사를 통해 나온) 그 지지율들의 변동이 아주 심하게 일어날 것"이라며 "현재 지지율 같은 것들은 다 쓸모가 없어지고 '누가 이길 수 있는 후보인가' 이런 쪽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안 의원은 조기 대선 출마에 대한 질문에는 "헌재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는 조기 대선이라는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도 "저는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 중에 유일한 현역 의원이다. 인공지능 특위 위원장을 하고 있어 경제 성장 쪽으로 제 역량을 펼칠 수 있고, 상임위가 외교통일위원회라 트럼프 2기 정부에 대한 여러 대응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어필했다.김 장관은 최근 공표된 각종 차기 대통령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내 선두를 달리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6~28일 150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김 장관은 18.9%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46.3%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6.9%, 홍준
한때 친한동훈계(친한계)였던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사전투표제도를 폐지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장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러 제도적 결함과 함께 선관위 관리부실까지 더해지면서 국민 불신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사전투표제도 폐지를 제안했다.장 의원이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2014년 사전투표제 도입으로 폐지됐던 부재자투표를 부활시키고, 본투표 기간을 하루에서 사흘로 늘리는 게 골자다. 또 본투표가 시행되는 요일은 현행 수요일에서 주말을 포함한 금·토·일요일로 변경하도록 했다.장 의원은 "사전투표는 2014년 투표율을 높이고자 처음 도입됐지만, 도입 후 10년이 지나도록 투표율 상승에 대한 견인 효과는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오히려 ‘소쿠리투표’로 대변되며 우리 투표제도의 후진성을 드러내는 대명사가 됐다"고 지적했다.특히 "선관위 부정 채용이 심각한 상태라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지난주 헌재 결정으로 선관위에 대한 감사원 감사도 불가능해지면서 선거관리에 대한 국민 불안은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그는 "투표는 민주주의 시작과 끝이요 본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투표제도를 정상화해서 선거관리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고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사회적 갈등을 없애고 사회적 비용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이 문제는 정파의 문제도 아니고 유불리의 문제도 아니다"라며 "크나큰 사회적 갈등 요소를 제거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제도를 통해 민주주의의 기초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위기 상황에서 민생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할 곳은 여·야 정치권과 정부가 함께하는 국회·정부 국정협의회"라고 말했다.최 권한대행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그 어느 때보다도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통합의 힘이 절실하다"며 이같이 밝혔다.이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28일 최 대행의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를 문제 삼아 여·야·정 국정협의회에 불참하기로 하자 민주당에 민생·경제를 위한 협의회 참석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최 권한대행은 "미국발 자국 우선주의가 전 세계를 뒤흔들며 국제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냉혹한 국제 질서를 절감하는 요즘"이라며 "강대국과 우방국의 선의에만 기대서는 자국의 안보, 산업, 기술 그 어느 하나도 온전히 지켜나갈 수 없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 "무엇보다 정부와 국회, 민간이 힘을 합쳐 당면한 미국발 통상 전쟁에 총력 대응해야 한다"며 "정부는 우리 기업 등과 '원팀'이 돼 국익을 지키는 데 모든 힘을 쏟아붓겠다"고 했다.또 "아직도 국민연금 고갈 방지를 위한 연금 개혁과 고소득 반도체 연구자 자율 근로 허용, 소상공인·중소기업 세제 지원 등 정부와 국회가 한시라도 빨리 해법을 모색해야 할 국가적 현안이 산적해 있다"며 "여·야 정치권의 대승적 협조를 간곡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