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유럽 지도자들, 바이든의 대중 강경책에 우려"
"바이든의 유럽 순방 모든 회담서 중국 언급될 듯"
유럽 지도자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중(對中) 강경책에 대해 우려하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 기간 모든 회담에서 중국이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15일 영국과 벨기에를 방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미·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SCMP는 미국 전문가들을 인용, 대부분의 유럽 지도자들이 지난해 미 대선에서 바이든의 승리를 응원했지만 그의 대중 강경책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럽 지도자들은 중국에 좀 더 균형 잡힌 접근을 하길 원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중국에 더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음에도 미소를 지으면서 다자주의를 강조하는 수사(레토릭)로 이를 전달하고 있어 거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벤자민 하다드는 지난주 한 웨비나에서 "유럽 전역의 대사, 관리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유럽인들은 특정 분야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설명에 다소 실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유럽인에 대한 미국 여행금지와 유럽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 시절 가장 인기가 없었던 일부 정책을 유지하는 와중에 갑자기 일방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 면제를 약속한 것 등이 유럽을 당황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는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과 관련한 사전 브리핑에서 "코로나(Covid), 기후(Climate), 중국(China) 등 3개의 'C'가 많이 언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애틀랜틱카운슬의 배리 파벨 선임 부회장도 "바이든의 유럽 순방 기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포함한 모든 개별 회담에서 중국 문제가 언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CMP는 다만, G7 정상회의와 나토 정상회의 등에서 중국과 홍콩, 대만이 분명히 언급되겠지만 그에 따라 나올 성명 등의 메시지는 중국을 직접적으로 겨냥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럽의 대중 정책에 대한 고민은 지난 7일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의 발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셸 상임의장은 "유럽에서 EU-중국 투자협정과 관련해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알지만 개인적으로 그러한 논의 자체가 올바른 방향을 향한 큰 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CMP는 유럽 고위 관리들은 중국과 거래하는 데 일정한 규정과 범위를 정해놓는 것이 무제한의 환경보다는 낫다는 인식에 따라 EU와 중국의 투자협정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틀랜틱카운슬의 줄리아 프리드랜더는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유럽 순방은 중국을 향해 다자적 신호를 보내는 것이 가능한지, 중국에 맞선 집단행동이 어떻게 가능할 것인지를 가늠할 진정한 첫번째 시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