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상대로만 6골 폭격…'킬러' 임무 완수한 김신욱

1년 반 만에 대표팀 복귀전…멀티골로 '천적' 존재감

약 1년 반 만에 축구 국가대표팀에 복귀한 '고공 폭격기' 김신욱(33·상하이 선화)이 스리랑카를 상대로 또 한 번 위용을 발휘하며 한국을 최종 예선 코앞으로 데려갔다.

김신욱은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스리랑카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 결승 골을 포함해 2골을 터뜨려 한국의 5-0 대승에 앞장섰다.

전반 14분 선제 결승 골에 이어 전반 42분 페널티킥 골로 한국의 세 번째 득점을 뽑아냈다.

김신욱이 개인 통산 56번째 A매치에서 기록한 15, 16호 골이다.

2019년 10월 화성에서 열린 스리랑카와의 2차 예선 맞대결에서 4골을 퍼부었던 김신욱은 이후 약 1년 8개월 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골 맛을 봤다.

2차 예선에서 스리랑카를 상대로만 2경기에서 무려 6골을 몰아쳤다.

김신욱은 지난해 중국 슈퍼리그 초반 4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골 감각을 뽐내다 정강이뼈가 부러지는 부상으로 한 시즌을 거의 날렸고, 대표팀에도 2019년 11월 레바논과의 월드컵 2차 예선 이후 한동안 합류하지 못했다.

지난해 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통해 복귀한 뒤 이번 시즌에는 컨디션을 되찾기 시작하며 이번에 파울루 벤투 감독의 부름을 다시 받았다.

5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2차 예선 경기 땐 벤치를 지켰던 그는 지난 맞대결 때 강한 모습을 보였던 스리랑카를 상대로 선발로 신임을 얻었고, 어김없이 '천적'의 면모를 뽐냈다.

전반 14분 김신욱은 골대 앞에서 남태희(알 사드)가 헤딩으로 떨궈준 공을 미끄러지며 오른발로 마무리해 한국의 첫 골을 만들어냈다.

이 골 이후 그는 묵묵히 벤치 쪽으로 다가가 이틀 전 췌장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국가대표 선배 유상철 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들어 올리는 세리머니를 동료들과 함께 펼쳐 의미를 더했다.

김신욱은 2-0으로 앞선 전반 42분에는 황희찬(라이프치히)이 얻어낸 페널티킥의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오른발 슛을 꽂았다.

김신욱은 황희찬에게 공이 가기 전 헤딩으로 볼을 따내 페널티킥 획득 과정에도 관여했다.

김신욱은 한국이 4-0으로 앞선 후반 27분까지 뛴 뒤 정상빈(수원)과 교체돼 나가며 무난한 복귀전을 치렀다.

그의 활약 속에 한국이 최종 예선 진출을 사실상 확정하며 카타르로 가는 길에 황의조(보르도) 등과의 최전방 경쟁에도 다시 불이 붙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