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육상선수권대회, 코로나19 여파로 취소
아프리카육상연맹(CAA)이 제22회 아프리카육상선수권대회 개최를 포기했다.

개최지를 바꾸는 등 개회를 위해 애썼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협을 버티지 못했다.

CAA는 9일(한국시간) "나이지리아 라고스에서 6월 23일부터 27일까지 열 예정이던 아프리카육상선수권대회를 결국 열지 못하게 됐다"며 "나이지리아 방역 당국이 개최를 허가하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나이지리아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발표했다.

2년마다 열리는 아프리카육상선수권대회는 애초 2020년 6월 알제리 오랑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도쿄올림픽 개막이 1년 연기되자, 아프리카육상선수권대회도 미뤄졌다.

알제리는 올해 6월 초 아프리카육상선수권 개최를 희망했지만, 5월 들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일평균 250명 내외로 늘어나자 개최권을 반납했다.

CAA는 나이지리아 육상연맹에 대회 개최를 요청했고, 나이지리아 육상연맹도 개최를 희망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방역 당국은 "코로나19를 우려해 대규모 스포츠 이벤트 개최를 불허한다"고 밝혔다.

CAA는 대체 개최지를 찾지 못했고, 결국 '대회 취소' 결정을 내렸다.

도쿄올림픽 기준 기록을 통과하지 못한 아프리카 육상 선수들은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

보츠와나의 육상 스타 아이작 마칼라는 "나는 유럽(네덜란드)에서 훈련해, 대회에 출전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그러나 아프리카 육상 선수들 대부분이 비용 등의 문제로 유럽에서 훈련하지 못한다.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선수가 너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에티오피아가 네덜란드에서 '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여는 등 아프리카 몇몇 나라는 육상 선수들을 위한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에서 자국 선수권을 개최하는 건,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CAA는 "아프리카선수권대회는 취소하지만, 선수들이 뛸 기회를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