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사기극…피해자들 소박한 꿈과 미래 유린당해"
피고인 김재현 "검찰, 프레임대로 수사해 왜곡"
檢, 옵티머스 대표에 무기징역·벌금 4조원 구형(종합)
1조원대 펀드 사기 혐의로 기소된 김재현(51)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대표에게 검찰이 8일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허선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 김재현에게 무기징역과 벌금 4조578억원을 선고하고, 1조4천329억여원의 추징 명령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또 옵티머스 2대 주주인 이동열(46)씨에 대해서는 징역 25년을, 옵티머스 이사 윤석호(44)씨에 대해서는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아울러 두 사람에게 각각 3조4천281억원의 벌금과 1조1천722억원의 추징 명령도 구형했다.

아울러 검찰은 스킨앤스킨 고문 유모(39)씨에 대해 징역 15년과 벌금 8천565억원, 추징금 2천855억원을 구형했으며, 옵티머스 이사 송모(50)씨에 대해서는 징역 10년과 벌금 3조4천281억원, 추징금 1조1천427억원을 구형했다.

김 대표 등은 2018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며 투자자 2천900여명으로부터 약 1조1천903억원을 끌어모은 뒤 부실채권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에 사용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를 받고 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피고인들의 대범한 사기 행각에 놀랐다"며 "이런 대국민 사기극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소회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각자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을 저질러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도 법정에 이르기까지 책임을 전가하는 데 급급하며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고 질타했다.

이어 "남편의 유산 5억원을 투자한 67세 할머니는 안전상품이라는 설명에 (옵티머스펀드에) 투자했다가 피해를 보자 남편이 평생 모은 돈을 날렸다는 생각에 자식들도 만나지 못했다고 한다"며 "피해자들의 소박한 꿈과 미래가 유린당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또 김 대표가 작년 5월 작성한 '펀드 하자 치유 관련'이라는 제목의 문건에 대해 "사기 범행을 은폐하려는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호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문건은 전직 부총리나 장관 등이 펀드 운용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은 사실이 알려져 파장이 일었다.

검찰은 이 문건이 옵티머스 사건을 권력형 비리로 호도하려는 김 대표 의도에 따라 허위로 작성됐다고 보고 있다.

김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피해를 본 투자자와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검찰이 최초 설정한 프레임대로만 수사하다 보니 왜곡된 것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별도로 기소된 스킨앤스킨 고문 유모씨와 브로커 정모씨를 언급하면서 "두 사람이 기획해 증권사와 은행이 가담하고 묵인한 가운데 사기를 쳤다"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했다.

김 대표의 변호인도 최후변론에서 "피고인은 피해자들에게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고 통감한다"면서도 "일부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피고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에서 피고인으로서는 자신이 관여한 범위를 넘어 모든 것을 떠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 등에 대한 선고심은 다음 달 20일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