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참전 웨버 美대령, '아리랑' 부르며 영상편지
90대 韓美노병의 조우…"우리는 형제" "영원히 잊지않겠다"
제66회 현충일을 맞아 어느덧 90세를 훌쩍 넘긴 한국과 미국 노병의 화상 조우가 이뤄졌다.

미군 공수부대원으로서 6·25 전쟁에 참전해 오른팔과 오른다리를 잃은 윌리엄 빌 웨버(96) 대령은 6일 현충일 추념식에 영상 편지를 전했다.

웨버 대령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5월 미국 방문 시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 함께 자리하기도 했다.

웨버 대령은 영상 편지에서 '아리랑'의 첫 대목을 노래한 뒤 "대한민국 국군 전우 여러분. 한국전, 그리고 이후 자유시민으로서 지속된 전우애에 깊이 감사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웨버 대령은 "한국전에서 한국 장병들과 친분을 맺고 함께 싸우고 슬프게도 그들이 목숨을 잃는 순간까지 지켜봤다"고 떠올리며 "함께 복무한 카투사들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많은 국가의 국민들을 돕기 위해 참전해왔지만, 우리에게 가장 깊은 감사를 전한 분들은 한국인"이라며 "양 국민은 형제·자매가 됐다는 점을 꼭 말씀드리고 싶다.

같이 갑시다"라고 했다.

이어 6·25 당시 미 2사단 23연대에서 카투사로 참전한 김재세(94) 하사가 단상에 올라 답장을 낭독했다.

김 하사는 1953년 2월 당시 미군 중대장의 지휘로 적진 한복판에서 전사한 카투사 2명을 찾아낸 일화를 소개하며 "중대장님은 진심으로 우리를 형제로 생각했다"고 상기했다.

김 하사는 "저는 형제의 자유를 지켜주기 위해 목숨을 걸었던 우정이 있어 살아남을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 그리고 전우들을 기억해줘 감사드린다.

우리도 영원히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하사는 거수경례를 한 뒤 부축을 받아 무대 아래로 이동했고, 문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김 하사를 안으며 인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