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 놓치고 '괜찮아 잘했어'라는 말에 기분 좋아져서 살아났다"
아내 칭찬 한마디에…'죽음의 조'서 치고 나간 허인회
허인회(34)가 캐디인 아내의 칭찬 한마디에 힘을 내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허인회는 5일 경남 거제 드비치 골프클럽(파72·7천157야드)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16강 조별리그 A조 1경기에서 재미교포 마이카 로런 신(25·미국)을 3홀 남기고 5홀 차로 완파했다.

1 대 1 매치플레이 방식으로 열리는 이 대회의 16강전은 조별리그로 진행된다.

4명씩 4개 조로 나뉘어 리그전을 치러 조별 1∼4위를 정한다.

공교롭게도 허인회가 속한 A조는 강자들이 몰려 있어 '죽음의 조'로 불린다.

A조에는 허인회와 마이카 로런 신 외에도 지난해 제네시스 대상·상금왕을 석권한 김태훈(36)과 코리안투어 통산 10승을 기록 중인 강경남(38)이 속해 있다.

그런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허인회만 승리를 챙겼다.

김태훈과 강경남이 무승부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A조에서 허인회만 64강전과 32강전, 16강 조별리그 1경기까지 3연승을 달렸다.

지난달 GS칼텍스 매경오픈을 이어 올 시즌 2승, 통산 5승에 도전하는 허인회는 캐디이자 아내인 육은채 씨의 칭찬이 연승의 비결이라고 밝혔다.

아내 칭찬 한마디에…'죽음의 조'서 치고 나간 허인회
허인회는 먼저 "오늘 경기에서 잘 풀어나가다 12번 홀(파5)에서 버디 퍼트를 놓쳤는데 갑자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고 돌아봤다.

전반을 1홀 차로 앞서며 끝낸 허인회는 후반 들어 10번 홀(파4)과 11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상승세를 이어가던 중이었는데, 12번 홀 버디 기회를 놓치고 파를 기록했다.

허인회는 "캐디를 해주고 있는 아내가 원래는 이런 상황에서 '못했다'고 혼내는데, 오늘은 혼내지 않고 '괜찮아. 잘했어'라고 하더라"라며 "의외의 반응에 기분이 좋아졌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이후 다시 살아나서 13번 홀(파3)에서 파 세이브에 성공했고 14번 홀(파4)에서는 버디를 잡아내며 승기를 잡았다"고 말했다.

허인회는 1경기를 마치고 약간의 휴식 뒤 곧바로 2경기에서 강경남을 상대로 4연승에 도전한다.

허인회는 체력 문제에 대해 "전혀 없다.

자신 있다"고 넘치는 에너지를 자랑했다.

'죽음의 조' 경쟁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런 선수들만 모였는지 모르겠지만 상대 선수를 신경 쓰지 않고 내 플레이만 펼칠 것"이라며 "최대한 많은 홀을 이겨 홀별 승점을 많이 챙기도록 하겠다"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