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중간관리자급 공무원 3명 사적 모임 후 음주단속 적발 잇따라
"작은 행동도 수십번 생각해달라"…전주부시장이 메일 보낸 이유
"시민 어느 한 사람도 편한 사람이 없다.

매 순간 공직자로서 자세를 가다듬고 작은 행동 하나도 수십번 생각하고 각별히 주의해 달라."
5일 전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최명규 부시장은 내부 메일을 통해 각과 간부급 공무원 등에게 이러한 문구가 적힌 서한을 보냈다.

'부시장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방역상황이 엄중한 시기에 일부 공무원의 안일한 복무 태도를 지적하는 내용이 담겼다.

글은 방역에 힘쓰는 공무원을 격려하는 것으로 시작해 공직기강 위반 행위자를 '무관용 원칙'으로 엄단하겠다는 단락으로 마무리된다.

문장은 대체로 정제됐으나 안에 담긴 몇몇 단어는 일부 공무원을 향한 경고를 분명히 전한다.

부시장이 갑작스레 이러한 메일을 보낸 이유는 무엇일까.

경찰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전주시 소속 중간관리자급 공무원 3명이 잇따라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이들 공무원은 개인적 모임 이후 대리운전을 부르거나 택시를 타지 않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촘촘한 단속망에 걸렸다.

세 명 모두 적발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에 해당하는 수치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모두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의 수사 개시 통보를 연거푸 받은 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엄중한 코로나19 방역 시기에 시민들에게 사적 모임을 자제해줄 것을 여러 차례 호소한 상황에서 주요 보직에 있는 공무원들이 술자리를 가진 것도 모자라 음주단속까지 걸렸기 때문이다.

공무원의 음주운전은 과거에도 있었으나 연말연시가 아닌 시기에 다수가 적발된 것은 드문 경우라고 시는 설명했다.

부시장의 이례적인 내부 서한도 이러한 공직사회의 당황스러운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는 "이미 여러 차례 (음주운전을 하지 말라고) 공무원들에게 경고했다"면서 이들 공무원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 관계자는 "홈페이지 공지와 부서별 공문을 통해 음주운전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지속해서 알려 왔다"면서 "담당 공무원들에게 절차에 따라 최고 수준의 징계를 내리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