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에 업무보고…박지원 "북한·해외 전문 정보기관으로 재탄생"
국정원법 개정 이후 '방첩·대테러·사이버·우주정보' 강화

'정치절연' 국정원, 조직 재정비…경찰과 협업수사 시범운영
국가정보원은 4일 국가정보원법 개정으로 국내정보 업무가 폐지됨에 따라 새롭게 설정된 국정원의 역할에 맞춰 조직 체계 전반을 재정비했다고 밝혔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이날 오후 취임 후 두 번째로 국정원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국정원 개혁 성과 및 미래 발전 방안'을 보고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문재인 정부는 적폐청산 및 권력기관 개혁을 위해 국정원법 개정을 추진했고, 개정안은 지난해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됐다.

개정 국정원법은 지난 1월부터 시행됐다.

개정 국정원법은 국내 보안정보 수행근거 삭제, 대공 수사권 이관, 정치 관여 우려 조직 설치 금지 등을 골자로 한다.

이후 국정원은 내부적으로 조직 재정비 등 후속 조치를 취해왔다.

박 원장은 업무보고에서 "국정원은 정치와 완전히 절연하고 북한·해외 전문 정보기관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며 "북한·해외 분야에서 독보적인 정보 역량을 갖추고 사이버안보·우주 정보 등을 적극 개척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절연' 국정원, 조직 재정비…경찰과 협업수사 시범운영
◇ 국내정보 업무 폐지…조직 전반 재정비
국정원은 국정원법 개정으로 국내 정보 업무가 폐지됨에 따라 방첩, 대테러, 사이버, 우주정보 등과 관련한 업무 및 기능을 구체화하거나 새롭게 추가했다고 보고했다.

이에 따라 조직체계 전반을 재정비했다.

기존 1차장(북한·해외)·2차장(대테러·방첩)·3차장(사이버) 체제를 유지하되, 산하 조직 및 역할을 새로운 업무에 맞게 조정했다는 것이다.

과거 국내 정보 활동에 치중해온 지부 역시 지역별 특화 업무를 발굴 중이다.

'지역 화이트 해커 양성'이 대표적으로,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이버 공격 및 위협을 차단할 기반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또 국정원은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변호사 자격을 가진 준법지원관이 업무 전 과정에서 준법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외부 인권보호관 위촉 등 외부 통제를 강화했다고 밝혔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세월호 참사 등 과거사 진실 규명을 위한 자료 지원과 민생침해형 정보범죄에 대한 대국민 정보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정치절연' 국정원, 조직 재정비…경찰과 협업수사 시범운영
◇ 경찰과 협업수사 시범운영…2023년 대공수사권 완전이관
국정원법 개정에 따라 국정원이 갖고 있던 대공수사권은 2024년 1월 경찰에 완전 이관된다.

1961년 국정원의 전신인 중앙정보부 창설과 함께 탄생한 대공수사권이 63년 만에 이전되는 셈이다.

이를 위해 국정원은 '완전한 대공수사권 이관의 차질없는 추진'을 목표로 세웠고, 올해 경찰과 합동수사를 진행하는 동시에 새로운 협업수사 모델을 시범 운영키로 했다.

박 원장은 지난 4월 일부 기자들과 만나 "현재 진행 중인 대공수사도 '경찰이 사수, 국정원은 조수'의 방식으로 협업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 과학정보 역량 강화…AI·빅데이터 분석시스템 구축
국정원은 앞으로 사이버, 영상 등 과학정보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AI(인공지능),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분석 시스템을 구축하고, 인간과 테크놀로지(기술)를 융합한 '휴긴트'를 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우주 자산을 체계적으로 개발해 국가 우주정보 역량을 갖추겠다는 내용도 향후 업무 방향에 담았다.

아울러 국정원은 "24시간 대북·해외정보망을 가동해 한반도 평화 유지와 글로벌 안보 대응을 위한 정보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