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하는 국민도 많아…기업 대담한 역할 요구돼"
최태원 "경제5단체 건의 고려를", 김기남 "총수 있어야 신속한 의사결정"
4대그룹 '이재용 사면' 거론…문대통령 "고충 이해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2일 4대 그룹 대표들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과 관련한 의견을 들은 뒤 "고충을 이해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낮 청와대 상춘재에서 가진 4대 그룹 대표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4대 그룹 대표들은 문 대통령에게 이 부회장의 사면 필요성을 에둘러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것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경제 5단체장 건의 내용을 확인했고, 최 회장은 이 부회장 사면 건의를 뜻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 5단체는 지난 4월 청와대에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제출했다.

또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다"고 했고, 다른 참석자는 "불확실성 시대에 앞으로 2∼3년이 중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의견을 들은 문 대통령은 기업·경제계의 고충을 짚은 데 이어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며 "지금은 경제 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고,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4대그룹 '이재용 사면' 거론…문대통령 "고충 이해한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도 공감하는 분이 많다'는 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사면에 공감한다'는 것이 아니라, 두루두루 의견을 듣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이 부회장 사면의 긍정적·부정적 측면을 함께 거론하며 "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판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문 대통령이 공개 행사에서 이 부회장 사면에 대한 의견을 듣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기업·경제계가 갖는 고충 및 역할을 동시에 언급한 것을 놓고 앞으로 이 부회장 사면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기업의 앞서가는 결정이 없었다면 오늘은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