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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 회식 후 성추행…혼인신고날 죽음 택한 공군 女 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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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제 회식 참석 후 차량서 추행 당해
    다음 날 신고했으나 끝내 사망
    유족 측 "상관들의 조직적 회유 있었다" 주장
    공군 "엄정 수사로 명명백백히 밝힐 것"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선임 부사관에게 강제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공군 여성 부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해 군 당국이 수사 중이다. 유족 측은 고인이 상관들로부터 사건을 덮으라는 회유를 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5월 31일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충남 서산에 있는 공군 모 부대 소속 A 중사는 지난 3월 초 선임인 B 중사로부터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음주 및 회식 금지령이 내려진 상황이었지만, A 중사는 참석을 종용하는 선임 B 중사의 압박에 못 이겨 다른 부대원들과 함께 회식에 참석했다.

    이후 A 중사는 회식이 끝난 뒤 귀가하는 차량 안에서 성추행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차 안에는 두 사람과 운전하던 부임 부사관까지 총 3명이 있었다.

    A 중사는 피해 다음 날 유선으로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이틀 뒤에는 두달여간 청원휴가를 갔고, 자발적으로 부대 전출 요청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청원휴가가 끝나고 부대를 옮긴지 나흘만인 지난 5월 21일 오전 부대 관사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유족 측은 A 중사의 신고 이후 부대 상관들의 조직적인 회유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은 MBC와의 인터뷰에서 직속 상관이 상부 보고 대신 저녁을 먹자며 A 중사를 불러 회유했고, 또 다른 상관 역시 사건이 공식화되면 방역지침을 어긴 동료 군인들도 피해를 받는다며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A 중사가 사망한 날은 그가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한 날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더 큰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유족 측은 같은 군인인 남자친구에게도 A 중사를 설득해 달라는 연락이 갔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A 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는 내용의 청원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A 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는 내용의 청원글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자는 "공군 부대 내 지속적인 괴롭힘과 이어진 성폭력 사건을 조직 내 무마, 은폐 ,압박 합의종용, 묵살, 피해자 보호 미조치로 인한 우리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풀어달라"며 "타 부대로 전속한 이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최고 지휘관과 말단 간부까지 성폭력 피해자인 제 딸에게 피해자 보호 프로그램인 메뉴얼을 적용하지 않고 오히려 정식절차라는 핑계로 엄청난 압박과 스트레스를 가한 책임자 모두를 조사해 처벌해 달라"고 적었다.

    이어 "군대 내 성폭력 문제가 끊이지 않은 채 발생되고 있고 제대로 조사되지 않고 피해자가 더 힘들고 괴로워야 만하는 현실이 너무도 처참하고 참담하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이상은 저희 가족과,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되지 않도록 국민 여러분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MBC에 따르면 A 중사는 자신의 마지막 모습도 휴대전화에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청원자 역시 이와 관련해 "제 딸은 왜 자신의 죽음을 동영상으로 촬영하고 남기고 떠났겠느냐"고 반문했다.

    유족 측은 장례까지 미루면서 엄정 수사를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 측은 철저한 수사를 거쳐 명명백백히 밝히고 법과 규정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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