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 보고 싶어 죽겄어"…반가움에 눈물 글썽거린 80대 노부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백신 접종자 요양병원 면회 허용 첫날…"가족 만나니 좋아요"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니까 좋아요.
"
1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경희요양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다가 1년여 만에 직접 마주 보게 된 80대 노부부가 병실 침대에 나란히 앉아 두 손을 꼭 잡았다.
이 요양병원에 2년째 입원 중인 이모(87)씨는 "보고 싶어도 못 봤지"라면서 오랜만에 직접 마주한 아내를 보고 반가움에 눈물을 글썽였다.
부인 김모(88)씨는 약 70년을 함께 한 남편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등을 토닥이면서 "임이 보고 싶으면 사진을 보고요, 말하고 싶으면 전화를 쥐소"라며 노래로 화답했다.
이날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해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대면 면회가 허용된 첫날이다.
요양병원·요양시설의 환자나 면회객 중 한쪽이라도 접종을 완료했다면 대면 면회가 가능하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3월부터 가족을 포함해 외부인의 요양병원·요양시설 방문을 원칙적으로 금지해 왔는데 1년 4개월 만에 '접촉 면회'가 가능해진 셈이다.
다만 입소자 및 종사자의 1차 접종률이 75% 미만인 시설에서는 면회인이 사전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음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남편 이 할아버지는 지난달 24일 2차 접종을 받아서 아직 2주가 지나지 않았으나 면회객인 부인 김 할머니가 이보다 훨씬 앞서 4월 30일에 접종을 받아 대면 면회가 가능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발열 체크와 손 소독을 마친 할머니가 4층 병실에 들어서자 침대에 앉아있던 할아버지는 반가움에 연신 손을 흔들었다.
분홍색 고운 옷차림의 할머니는 "밥도 잘 먹고 화장실도 잘 가고, 물도 많이 먹고 그래야 한다"며 "낮에는 절대 누워서 자지 말고. 자면 병이 생기는 거야"라며 당부를 거듭했다.
평소 말수가 적다는 할아버지가 "잘 있었냐"고 인사를 건네자 할머니는 "영감 보고 싶어서 죽겄어. 추석에 얼굴만 봤지"라고 답했다.
할머니는 얼굴을 마주 봐 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호박은 늙으면 맛있지만, 사람은 늙으면 보기 싫은 거예요"라며 쑥스러워했다.
노부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인해 다시 만날 수 있었다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접종을 권했다.
이씨는 "1년이 지나도록 못 봤는데 손주들도 보고 싶다"며 "주사를 맞아야 가족도 볼 수 있고, 여러 사람도 볼 수 있고, 그 전과 같이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처음엔 몸살 난 것처럼 밥도 먹기 싫고 그랬지만 하루 지나니 괜찮다"고 전했다.
앞으로 접종자가 더 늘어나면서 이 노부부처럼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직접 가족을 만나는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 같은 경우 지난달 24∼25일 2차 접종을 진행해 이달 8∼9일이면 환자들이 대면 면회를 할 수 있게 된다"면서 "앞으로 대면 면회가 더 확대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1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경희요양병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오랫동안 만나지 못하다가 1년여 만에 직접 마주 보게 된 80대 노부부가 병실 침대에 나란히 앉아 두 손을 꼭 잡았다.
이 요양병원에 2년째 입원 중인 이모(87)씨는 "보고 싶어도 못 봤지"라면서 오랜만에 직접 마주한 아내를 보고 반가움에 눈물을 글썽였다.
부인 김모(88)씨는 약 70년을 함께 한 남편의 얼굴을 어루만지고 등을 토닥이면서 "임이 보고 싶으면 사진을 보고요, 말하고 싶으면 전화를 쥐소"라며 노래로 화답했다.
이날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해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대면 면회가 허용된 첫날이다.
요양병원·요양시설의 환자나 면회객 중 한쪽이라도 접종을 완료했다면 대면 면회가 가능하다.
정부는 앞서 지난해 3월부터 가족을 포함해 외부인의 요양병원·요양시설 방문을 원칙적으로 금지해 왔는데 1년 4개월 만에 '접촉 면회'가 가능해진 셈이다.
다만 입소자 및 종사자의 1차 접종률이 75% 미만인 시설에서는 면회인이 사전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음성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남편 이 할아버지는 지난달 24일 2차 접종을 받아서 아직 2주가 지나지 않았으나 면회객인 부인 김 할머니가 이보다 훨씬 앞서 4월 30일에 접종을 받아 대면 면회가 가능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발열 체크와 손 소독을 마친 할머니가 4층 병실에 들어서자 침대에 앉아있던 할아버지는 반가움에 연신 손을 흔들었다.
분홍색 고운 옷차림의 할머니는 "밥도 잘 먹고 화장실도 잘 가고, 물도 많이 먹고 그래야 한다"며 "낮에는 절대 누워서 자지 말고. 자면 병이 생기는 거야"라며 당부를 거듭했다.
평소 말수가 적다는 할아버지가 "잘 있었냐"고 인사를 건네자 할머니는 "영감 보고 싶어서 죽겄어. 추석에 얼굴만 봤지"라고 답했다.
할머니는 얼굴을 마주 봐 달라는 기자들의 요청에 "호박은 늙으면 맛있지만, 사람은 늙으면 보기 싫은 거예요"라며 쑥스러워했다.
노부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인해 다시 만날 수 있었다면서 다른 사람에게도 접종을 권했다.
이씨는 "1년이 지나도록 못 봤는데 손주들도 보고 싶다"며 "주사를 맞아야 가족도 볼 수 있고, 여러 사람도 볼 수 있고, 그 전과 같이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처음엔 몸살 난 것처럼 밥도 먹기 싫고 그랬지만 하루 지나니 괜찮다"고 전했다.
앞으로 접종자가 더 늘어나면서 이 노부부처럼 요양병원이나 요양시설에서 직접 가족을 만나는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 같은 경우 지난달 24∼25일 2차 접종을 진행해 이달 8∼9일이면 환자들이 대면 면회를 할 수 있게 된다"면서 "앞으로 대면 면회가 더 확대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