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21일 예정된 봉쇄 완화 연기 요구…"2차 접종 서둘러야" 인도발 변이 빠르게 전파돼 재확산 우려 커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빠르게 이뤄지는 영국에서 최근 확진자수가 증가하자 2차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감염병 전문가들은 정부가 백신 2차 접종 속도를 높이고 예정된 봉쇄 완화 계획을 늦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경고는 백신 접종으로 잦아들었던 확진자수가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다시 증가하는 추세로 접어든 탓이다.
가디언은 "인도발 변이는 영국발 변이보다 더 전파력이 강하고 백신 1회 접종에 대한 저항력도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지적했다.
영국 정부는 봉쇄완화 로드맵에 따라 이르면 6월 21일부터는 봉쇄 관련 모든 규제를 해제할 참이었는데 최근 인도 변이 확산이라는 변수에 부딪혔다.
. 영국은 전세계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장 빠른 곳 중 한 곳으로 현재 성인의 47%가 2차 접종을 마쳤다.
그런데도 최근 일일 신규 확진자는 증가세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영국의 한 주간 일일 신규확진자 평균은 5월1일 2천148명이었다가 15일엔 2천225명, 30일은 3천210명으로 많아지는 흐름이다.
지난달 28일엔 하루 확진자가 4천182명으로 두 달 만에 다시 4천명을 넘겼다.
이와 관련, 영국의학협회(BMA)는 보리스 존슨 총리에게 "봉쇄를 완화한다는 약속을 날짜가 아닌 자료에 기반해 지켜야 한다"라며 "자료를 과학적으로 검토한 뒤 봉쇄 해제를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BMA의 찬드 나그폴 회장은 가디언에 "모든 봉쇄 조처를 섣부르게 푸는 것은 감염자 급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우리는 과거의 잘못을 다시 되풀이할 여력이 없다"라고 우려했다.
영국 워윅대학 바이러스 전문가 로런스 영 교수는 가디언에 "1차와 2차 접종 간격이 길수록 면역 반응이 더 강하고 오래 지속하지만 현재 상황에선 2차 접종을 되도록 광범위하게 진행해야 한다"라며 "인도발 변이의 확산과 감염을 막으려면 2차 접종이 더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영국의 확진자 재증가를 두고 백신의 빠른 접종이 오히려 '독'이 되고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감염병 전문가 라비 굽타 교수는 31일 현지 라디오 방송에 "감염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백신 접종의 성공으로 영국인이 안심해도 된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굽타 교수도 6월21일로 예정된 봉쇄 해제를 몇 주 더 연기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확진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신규 확진자의 최소 75%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라며 "신규 확진자가 아직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모든 대규모 확산은 적은 수에서 시작해 물밑에서 꿈틀거린 뒤 폭발한다"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봉쇄 완화를 연기한다면 수용 인원의 60% 정도로 운영하면서 겨우 버티는 관광·요식 업계가 파산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영국 내 인도발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관련해 프랑스 정부는 5월31일부터 유럽연합(EU) 시민 또는 영주권자를 제외하고 영국에서 오는 비필수 입국자를 차단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쳤어도 예외에 해당하지 않는 영국발 여행객은 프랑스에 입국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