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 이난초 명창으로부터 사사…전주대사습 첫 출전에 장원 영예
전주대사습 판소리 장원 양혜인씨 "겸손한 소리꾼 되고파"
"게을리하지 말고 발표회든 대회든 꾸준히 하라는 스승님 가르침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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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 장원 양혜인(33)씨는 31일 장원기를 흔들며 이같이 수상 소감을 밝혔다.

양씨는 이날 춘향가 중 '이별 후 임 그리는 대목'을 불러 장원을 차지해 대통령상과 함께 상금 6천만 원을 거머쥐었다.

여성 농악을 꽃피운 유순자 선생이 어머니였던 양씨는 뱃속에서부터 국악 소리를 듣고 자랐다.

양씨는 어릴 적부터 농악 소리나 풍물 소리를 들으면 몸이 살랑살랑 움직였을 정도로 '국악 신동'으로 불렸다.

유순자 선생은 그런 양씨를 구례에 잠깐 소리를 가르치러 온 이난초 명창에게 데려갔고, 그때부터 양씨는 그에게서 26년간 가르침을 받았다.

목을 뚫고 소리를 내야 하지만 마음대로 소리가 나오지 않을 때마다 그를 버티게 해준 것도 이난초 명창이었다.

양씨는 "힘들 때마다 '뚫려라 하는 마음으로 일단 소리를 질러내라'는 스승님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다시 마음을 잡았다"고 울먹였다.

2017년에 남도민요경창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고, 올해 춘향국악대전에서 판소리부 최우수상을 받았던 양씨는 전주대사습대회는 올해가 첫 출전이다.

지난해에는 일정이 맞지 않아 나오지 못했다가 '목소리를 알리기 위해 꾸준히 대회를 나가라'는 스승의 권유로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양씨는 "장원 수상을 생각하지도 못했다"며 "예선 통과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었는데 영광스럽게도 장원을 받게 됐다"고 기뻐했다.

양씨는 앞으로도 '소리를 정말 잘한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꾸준히 정진해갈 예정이다.

그는 "어떤 소리꾼이 될지는 정말 어려운 숙제"라면서 "항상 인성이 되어야 하고 겸손하면서도 자신 있게 소리를 하라는 스승님의 말을 따르며 정진하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