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완성도도 충실한 대리만족 메시지로 극복
명쾌한 '시대 맞춤형' 드라마 '모범택시' 15.3% 종영
이 시대 시청자의 목소리를 듣고, 시청자가 원하는 것을 고스란히 담았다.

30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 방송한 SBS TV 금토드라마 '모범택시' 최종회 시청률은 10.9%-15.3%로 집계됐다.

이는 SBS TV 역대 금토극 중 '펜트하우스2', '열혈사제', '스토브리그'에 이어 4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마지막 회에서는 김도기(이제훈 분)가 복수를 마쳤지만 세상에 '묻지마 범죄'가 다시 기승을 부리자 무지개 다크 히어로즈가 다시 뭉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모범택시'는 법만으로는 '인과응보'를 제대로 실현할 수 없는 현실에서 '사적 복수 대행'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워 시청자의 대리만족을 끌어냈다.

이 작품은 학교폭력부터 직장 내 '갑질', 보이스피싱, 염전 노예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억울한 피해자들이 다크 히어로의 힘을 빌려 복수를 완성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드라마는 모든 에피소드가 사회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시의성도 지녀 피해자들의 피해를 조명하는 부분이 꽤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불편한 것을 보기 싫어하는 '피로 사회'인 점을 고려해 피해 발생부터 복수 완성까지 하나의 에피소드를 한 주 안에 끝내는 방식으로 피로감을 줄였다.

금요일에는 피해자에, 토요일에는 복수에 초점을 맞추는 포맷이라 시청자들로서는 기분 좋게 주말을 보낼 수 있었던 셈이다.

특히 복수는 전개든 액션이든 가장 시원하고 통쾌한 방식으로 그려져 시청자의 요구를 200% 충족했다.

이러한 측면에서는 같은 채널에서 김남길이 주연을 했던 '열혈사제'가 생각나기도 한다.

물론 '열혈사제'는 코믹 요소가 강한 작품이었지만 제도권에서 벗어난 주인공이 속 시원한 방식으로 악을 응징한다는 메시지는 같았다.

SBS 금토극을 반열에 올린 '열혈사제'의 흥행 이후 SBS가 이러한 느낌의 작품을 지속해서 선보이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물론 '완성도'를 논하자면 '모범택시'는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았다.

스토리 상으로는 명확함과 통쾌함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작위적인 면이 눈에 띄었다.

연출 면에서도 난도 높은 액션 등이 등장하다 보니 초반 '대역 논란'이 일기도 했다.

내부적으로도 초반 이나은의 하차와 작가 교체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이러한 약점을 고려하더라도 '모범택시'는 시대가 원하는 것에 충실했다는 의미가 있다.

시청자 없이 존재할 수 없는 게 드라마인 만큼, '약자를 위한 빠른 정의 구현'이라는 시청자 요구를 꿰뚫어 본 성과는 인정받아야 할 부분이다.

배우들도 좋은 팀워크를 보여줬다.

이제훈은 사적 복수의 최전선에 선 김도기로 분해 시원한 카타르시스를 선물했고, 장성철 역의 김의성은 평소 많이 해온 악역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로 정의라는 메시지를 묵직하게 전달했다.

이솜, 표예진, 차지연 등 여배우들도 제 몫을 충실히 하며 몰입감을 높였다.

'모범택시' 후속으로는 김순옥 작가의 '펜트하우스' 시즌3을 방송한다.

한편, KBS 2TV 주말극 '오케이 광자매'는 25.0%-28.8%, tvN 주말극 '마인'은 8.6%(이하 유료가구), MBN 주말극 '보쌈-운명을 훔치다'는 5.466%-6.875%, JTBC 금토극 '언더커버'는 3.816%, OCN 주말극 '다크홀'은 1.0%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