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본선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지난주 예비경선을 통과한 5명의 생존자들은 앞으로 13일간 차기 당대표 자리를 놓고 본격 서바이벌 게임에 들어간다.

달라진 점은 세 가지다.

최연소 이준석 후보가 예비경선을 1위로 통과하고, 나경원·주호영·홍문표·조경태 등 중진 후보 4명이 추격하는 완벽한 '1대 다(多)'의 세대 대결 구도가 짜였다.

그동안 각자 일정에 따라 유권자를 접촉하고 정견을 발표했다면, 이제부터는 단체로 전국을 돌면서 연설회와 토론회를 통해 경쟁자들과 즉석에서 비교평가를 받아야 한다.

당심 반영 비율이 70%로 늘어나고 여론조사가 아닌 전 당원 투표로 진행된다.

이에 따라 후보자들도 본경선 맞춤형으로 선거운동·득표 전략을 조정해나가는 모습이다.

예비경선에서 '0선 돌풍'으로 기선을 제압한 이준석 후보는 남은 기간 '대세론'을 확산시켜 승부에 쐐기를 박는다는 계획이다.

이준석 '변화' 나경원  '통합' 주호영 '계파'…본선 승부수
자신의 취약지이자 '보수의 안방'인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유세 동선을 고정하며 당심 공략에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각종 외부 여론조사와 예비경선 결과에 따른 민심의 요동에 당심이 올라타는 일종의 '밴드왜건 효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 후보는 3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TK에서 완전한 승리를 거두는 순간 판세가 결정될 것으로 본다"며, 다만 "일반 시민을 만나는 것과 지역별 연설·토론회가 주요 전략이라서 당원들에게 보내는 지지호소 문자도 한 통도 안 보냈다"고 말했다.

예비경선 때와 마찬가지로 조직동원 등을 구태스러운 선거운동 방식으로 규정하고 선을 긋는 모습이다.

본경선 캠프를 꾸릴 계획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서 나경원 후보는 자신이 당내 갈등과 분열을 막을 수 있는 적임자로, '통합대표' 슬로건을 구체화한다는 구상이다.

이준석 '변화' 나경원  '통합' 주호영 '계파'…본선 승부수
나 후보 측은 여성·판사 출신·수도권 4선 등 남다른 이력을 들어 "갈등 조정과 외연 확장 면에서 최적의 자질"이라며 '통합대표론'에 무게를 실었다.

여기에 야당 원내대표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대선관리 능력을 부각한다면 당심 비율이 높아지는 본선 레이스에서 '역전극'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중장년·핵심당원층이 밀집한 영남권과 충청권으로 동선을 집중하려는 이유다.

보수진영의 안정 추구 성향을 자극하는 이면에는 '후보통합'의 포석도 엿보인다.

예비경선 2위인 자신에게 나머지 중진들의 지지세가 결집하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주호영 후보도 초반 이 후보의 대세론을 견제하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추격자로서 한층 노골적인 '계파분열론' 전략을 예고했다.

이준석 '변화' 나경원  '통합' 주호영 '계파'…본선 승부수
주 후보 측은 "10년간 당 운영에 깊숙이 관여했던 '가짜 청년' 이 후보, 그 배후에서 계파와 줄서기를 조장한 유승민계의 실체를 제대로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주 후보는 또 전국 당원이 지켜볼 연설회와 토론회에서 정면승부를 자신하고 있다.

당 운영과 선거 승리 전략에서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유일한 TK 주자로서 조직력에서도 우위를 자신한다.

홍문표 조경태 후보도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당료 출신으로 잔뼈가 굵은 4선의 홍 후보는 "당과 조직을 제대로 아는 관리형 당대표", 민주당에서 정치를 시작한 5선 의원 조 후보는 "진영을 넘나드는 지피지기 실용정치"라는 메시지를 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