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서 좌파 카스티요 42.6% vs 우파 후지모리 41.7%
안갯속 페루 대선…결선 일주일 앞두고 두 후보 격차 1% 미만
페루 대통령 선거 결선 투표를 일주일여 앞두고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1% 미만으로 좁혀졌다.

28일(현지시간) 페루 일간 헤스티온이 보도한 조사기관 다툼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좌파 페드로 카스티요 후보와 우파 게이코 후지모리 후보의 지지율은 각각 42.6%와 41.7%였다.

격차가 불과 0.9%포인트로, 오차 범위(±2.8%) 이내였다.

카스티요 후보가 5.4%포인트 앞섰던 일주일 여론조사에 비해 격차가 크게 줄었다.

사회주의 정당 자유페루당의 후보인 카스티요는 초등학교 교사 출신의 정치 신인으로, 지난 4월 1차 투표에서 19%를 득표하며 깜짝 1위를 차지했다.

보수 정당 민중권력당 대표인 후지모리는 일본계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1990∼2000년 집권)의 장녀로, 이전 두 차례의 대선에서 2위로 낙선한 바 있다.

내달 6일 결선이 두 '극과 극' 후보의 맞대결로 압축된 후 여론조사에선 줄곧 카스티요 후보가 우세를 지키고 있으나 격차는 좁혀지고 있다.

특히 지난 25∼27일 유권자 1천2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여론조사엔 지난 23일 페루 중부 시골에서 발생한 주민 살해 사건이 영향을 어느 정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코카인 원료 코카 재배지인 브라엠이라는 지역에서 괴한들이 어린이 2명을 포함해 16명을 살해했는데, 페루 정부는 이것이 좌익 반군 '빛나는 길'(Sendero Luminoso)의 소행이라고 밝혔다.

안갯속 페루 대선…결선 일주일 앞두고 두 후보 격차 1% 미만
'빛나는 길'은 1980년대 반정부 무장투쟁을 벌인 최대 반군으로 1990년대 초반 지도자들이 잇따라 검거되며 세력이 약해졌다.

당국은 그러나 일부 잔당이 마약 범죄를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살해 현장에선 "후지모리에 투표하는 이는 반역자"라며 투표를 하지 말거나 무효표를 만들라는 내용의 팸플릿도 발견됐다.

후지모리 후보의 부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집권 중 '빛나는 길'과의 전쟁을 벌인 바 있다.

후지모리 측은 사건 발생 후 카스티요와 '빛나는 길'의 연관 의혹을 제기했다.

카스티요는 이를 부인하며 이번 학살사건을 규탄했으나 지지율 하락을 막진 못했다.

두 후보 간 격차가 좁혀지며 결선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되자 이날 페루 증시 주요 지수가 5% 이상 급등하고 페루 통화 솔 가치도 강세를 보였다.

페루 금융시장은 그동안 사회주의자 카스티요의 당선 가능성을 우려하며 약세를 이어간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