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고향후배 A씨 증언…檢, '횡령 창구' 판단
"김봉현 부탁으로 법인 계좌 넘겨…수십억 입출금"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인 명의의 법인 계좌를 자신이 관리하던 수원여객 등 법인 자금의 '인출 통로'로 사용했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김 전 회장의 고향 후배인 A씨는 28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이상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2018년 김봉현의 요청을 받아 내 명의로 소유하고 있던 법인의 계좌를 만들어 건네줬다" 진술했다.

그는 "이후 김봉현 측은 회사 인감도장과 계좌 비밀번호, OTP를 모두 가지고 계좌를 관리했다"며 "법인의 이름과 소재지 역시 내 의사와 무관하게 변경됐다"고 부연했다.

김 전 회장은 A씨의 법인 계좌로 수원여객 자금 수십억원을 송금한 후 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이 실소유한 페이퍼컴퍼니의 돈을 A씨 명의의 계좌로 보내고 인출한 사실도 드러났다.

검찰은 이처럼 김 전 회장이 차명으로 법인 계좌를 관리하면서 돈의 흐름을 속이고, 회사 자금을 횡령하는 '창구'로 사용한 것으로 판단했다.

A씨는 "몇 차례에 걸쳐 법인 계좌로 수십억이 입금됐다 출금된 사실이 있었다"며 "김봉현이 관리하는 계좌였기 때문에 해당 자금이 무슨 용도로 들어왔다 나간 것인지는 모른다"고 진술했다.

이에 변호인 측은 A씨 명의 법인을 통해 인출된 자금이 다른 사람에 의해 도난당했을 가능성을 제시하며 김 전 회장이 돈을 개인적으로 착복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수원여객과 스타모빌리티의 자금 수백억원을 빼돌리고, 정치권과 검찰에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2019년 12월 자신의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잠적해 5개월 동안 도피 생활을 하다가 지난해 4월 체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