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인물] 원시주의 음악의 거장,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1913년 5월 29일 저녁,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극장에서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발레를 보러 온 관객들이 음악이 원시적이고 불협화음만 가득하다며 화를 낸 끝에 난투극을 벌인 것이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가 작곡을 맡아 훗날 20세기 음악계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 ‘봄의 제전’이 초연된 자리였다.

이고르 스트라빈스키는 1882년 러시아 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다. 1908년 관현악곡 ‘불꽃놀이’를 발표하며 이름을 알렸고, 프랑스로 건너간 뒤 러시아의 민속적 색채를 띤 ‘불새’, ‘페트루시카’ 등 발레 음악을 내면서 유명해졌다. 1913년 발표한 ‘봄의 제전’은 그에게 원시주의 음악의 대표적 작곡가이자 ‘젊은 거장’이라는 수식어를 붙게 했다.

프랑스에서 음악 활동을 하던 스트라빈스키는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했다. 종전 후 미국에 귀화해 활동을 이어갔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을 좋아해 그의 80세 생일파티를 백악관에서 열어줬다. 이후 케네디가 암살되자 스트라빈스키는 헌정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스트라빈스키는 1971년 94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