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세계 속의 미국', '단극 체계 국제정치이론'
미국 대외정책 역사와 세계 정치질서 구조를 논하다
1990년대 냉전 체제가 무너지면서 미국은 사실상 세계에서 유일한 패권 국가가 됐다.

급격히 경제력을 키운 중국이 주도권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미국은 여전히 세계질서를 이끄는 강대한 나라다.

한미 정상회담으로 미국에 대한 관심이 커진 상황에서 미국 대외정책 역사를 살핀 책과 미국 중심의 세계 정치체제를 분석한 책이 최근 잇따라 출간됐다.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세계은행 총재를 지낸 로버트 졸릭은 신간 '세계 속의 미국'(북앤피플 펴냄)에서 미국 건국 무렵부터 현대까지 외교 흐름을 개괄적으로 살핀다.

부시 부자(父子) 정권에서 모두 일한 저자는 베트남 전쟁 확전을 결정했다가 비판을 받은 민주당 출신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을 거론하면서 "지도자들이 외교 정책에 대한 안목을 잃었을 때는 비참한 실패를 기록했다"고 지적한다.

그는 외교에서 '실용주의'를 특히 강조하는데, 성공적 실용주의자는 추상적 개념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고려한다고 주장한다.

약 200년에 걸친 미국 외교사를 정리한 저자는 미국 외교 전통으로 크게 다섯 가지를 꼽는다.

그 전통을 압축적으로 표현한 열쇳말이 북아메리카, 무역·초국경주의·기술, 동맹과 질서, 국민과 의회 지원, 미국의 목적이다.

그는 "미국은 세계 질서에 도전하고, (질서를) 극복하고, 새로 만들어나갔다"며 "미국 외교는 미국 자체가 국내에서나 외국과의 관계에서 더 큰 목적에 봉사해야 하는 예외적이고 지속적인 실험이라는 믿음을 반영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양국(한국과 미국)은 한반도 억제 이외에도 지역 안보를 위해 군사적 전략만이 아닌 정치적 전략이 필요하다"며 "두 나라의 초국가적인 네트워크가 갈등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적었다.

국제관계 연구자인 누노 몬테이로 예일대 교수가 쓴 '단극 체계 국제정치이론'(사회평론아카데미 펴냄)은 미국을 세계의 유일한 초강대국, 즉 단극으로 간주하고 단극 체계 특성과 미래를 논한 서적이다.

미국에서는 2014년 출간됐다.

저자는 서문에서 단극 세계는 지속적이고 평화적인가, 단극에게 최선의 전략은 무엇인가 물은 뒤 그에 대한 나름의 답을 밝힌다.

그는 "핵무기가 존재하는 세상에서는 단극 질서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지만, 단극 세계는 평화롭지 않고 비대칭적 갈등과 주변부 갈등에 취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떤 외교 정책을 추진해야 할까.

저자는 '방어적 포용'이라는 개념을 제안하면서 그에 대해 '국제 체계의 현상 유지를 목표로 하는 군사 전략과 부상하는 강대국들의 이익을 포용하는 경제 전략을 결합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미국이 세계 주변부의 군사 갈등에 개입해 군사적 힘의 우위를 유지해 나가야 단극 질서를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역자들은 해제에서 트럼프 정부 이후 미국은 저자 주장과 달리 '방어적 포용' 정책을 폐기하고 봉쇄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책이 단극 구조 아래에서 초강대국 전략을 파악하고 북미 관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세계 속의 미국 = 홍기훈 옮김. 812쪽. 3만2천원.
단극 체계 국제정치이론 = 백창재·박현석 옮김. 362쪽. 2만5천원.
미국 대외정책 역사와 세계 정치질서 구조를 논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