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는 없다!’…미래 패러다임 개척하는 KIST의 인공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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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원장

사이버 펑크의 거장 윌리엄 깁슨이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우리 곁에서 본격화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을 이보다 잘 표현하는 말은 없을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핵심 기술은 인공지능이다. 미래 기술로만 여겨지던 인공지능에 대한 인식의 변곡점 시간 공간 좌표는 2016년, 서울이었다. 우리는 인공지능 알파고가 이세돌 세계 바둑 챔피온을 물리치는 충격적인 현장에 있었다. 이후 주인공이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사랑에 빠지는 영화를 흥미롭게 관람했으며, 영화 스타워즈의 휴머노이드 C3PO와 바퀴형 로봇 R2D2을 추억한다.
인공지능 기술은 현재 어느 수준이고, 앞으로는 어떻게 발전하게 될까? 인공지능과 관련된 KIST 연구개발을 세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차세대 인공지능 혁신기술 개발을 위한 ‘R&D of AI’이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을 융합함으로써 기존 연구의 한계를 돌파하는 ‘R&D with AI’이다. 마지막은 연구 방법과 실험실을 변혁하는 ‘R&D by AI’이다 이를 통해 KIST가 이끌어갈 미래 생활 속 인공지능의 모습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 R&D of AI : 차세대 인공지능을 위한 기반기술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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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로모픽 반도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뉴런 및 시냅스의 다양한 거동을 모사할 수 있는 소자 개발이 필수다. 인간 두뇌의 각 영역은 어떠한 뉴런 및 시냅스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어떠한 연결 구조를 가지는지에 대한 뇌과학적 정보도 필수적이다. KIST 연구팀은 실리콘 기반의 CMOS로 100만 개 뉴런과 1억 개 시냅스를 집적한 시스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 R&D with AI : 한계 돌파를 위한 인공지능과의 융합연구
인간과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 기술, 2차원 또는 3차원 가상객체로서의 인공인간 기술이 현실화하고 있다. 최근 보스톤 다이나믹스 社는 바퀴가 달린 실내형 서비스 로봇을 선보였다. 하지만 사람은 인간과 유사한 형상, 그리고 실제 물리적인 접촉이 가능한 인공지능 로봇에 친밀감을 느낀다. 문제는 로봇의 외형을 쉽게 바꿀 수는 없다는 점이다. 바퀴형 다리를 가진 휴머노이드 로봇을 사람처럼 보이게 할 수 있는 증강현실(AR) 기술이 필요한 이유다.
KIST는 증강현실을 이용한 휴머노이드 로봇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지능형 인공인간을 생성하고 실재감을 충족시켜줄 AR 인터랙션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나아가 바퀴형 휴머노이드 로봇, 다양한 기능의 지능형 로봇핸드와 계단을 올라가는 기술도 연구개발 중이다. 추가로 환경지능 기술과 근접 서비스 로봇의 안정성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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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는 올해 본격적으로 디지털 수술 시스템 플랫폼 ‘MIDAS(Medical Intelligence for Digitally Assisted Surgery)’ 개발하고, 각종 질환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디지털 수술 시스템을 신속히 개발하는 데 이바지하고자 한다. 이는 세계시장에서 국내 의료기기 기술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 R&D by AI : 연구방법의 새로운 패러다임 개척
인공지능의 비약적 발전은 연구실 모습과 연구 방법도 바꿔나가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을 축약하여 ‘연구개발 데이터의 축적과 활용을 통한 연구개발’로 설명할 수 있다. 실험, 이론, 전산모사 순으로 발전해온 과학 연구가 ‘데이터 기반(data-intensive)’ 귀납적 연구로 변모하고 있다. KIST는 지난 2016년부터 KiRI(KIST R&D Informatics System) Note 개발에 착수하였다. KiRI Note는 연구자가 연구개발 활동에 연구개발 빅데이터의 축적, 활용을 넘어 새로운 지식까지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정보학(informatics) 기술을 적용하여 실험과 계산 연구 그리고 다양한 연구분석 장비로부터 도출된 정형, 비정형 연구개발 데이터를 수집, 가공, 저장하고 있다. 또한 내외부 연구개발 데이터 간 연동도 가능하다. 특히 숨어있는 지식 도출을 위해 모델링, 계산, DB 구축, 기계학습, 예측과 설계 기능을 갖췄다. 현재 KiRI Note에는 계산, 실험, 분석 분야에서 연간 각각 5000TB, 20GB, 100TB 데이터가 생산· 저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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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실험실 실현을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소재 데이터 추출 기술과 소재의 물성을 예측하고, 합성 공정을 최적화하는 모델이 필요하다. 또한 소재 합성과 분석 작업의 자동화를 위해 협동 로봇 기술이 필요하다. 이처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간 협업이 필수적이다. KIST는 종합연구소로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융합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극대화하고자 한다. 자율실험실은 24시간 실험을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예측을 통해 실험 대상을 좁힘으로써 소재 연구개발은 현재보다 크게 가속되고 활성화될 것이다.
‘R&D by AI’를 위한 두 도전이 제 궤도에 오른다면 10∼20년이 소요되는 신소재 개발을 크게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연구방법의 새 패러다임을 신약 개발 등 바이오·의약 분야 자율실험실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인공지능은 많은 분야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며 빠른 성장을 해나가고 있다. 일부 특정 영역에서는 이미 인간에 능력을 추월했다. 인공지능에 대한 두려움과 윤리에 대한 염려가 당연하다. 하지만 19세기 러다이트 운동을 포함한 과학기술 역사가 보여주듯, 인류는 과학기술을 유용하게 활용하면서 발전을 거듭해왔다. KIST는 더 과학적이어서 더 밝고, 보다 스마트하기에 보다 인간적인 미래를 오늘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