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주차 외제차에 '주차금지' 본드로 붙인 70대 벌금형

집 앞에 불법주차된 고급 외제승용차에 '주차금지'라는 문구를 써 붙인 70대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송승훈 부장판사는 A(72)씨에게 재물손괴죄를 적용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서울 강남구민인 A씨는 지난해 4월 집 앞에 포르쉐 1대와 벤츠 1대가 불법으로 주차된 것을 발견하고 두 차의 앞 유리창에 '주차금지'라고 적힌 신문지를 목공용 본드로 붙인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불법주차된 자동차들은 유리창이 손상돼 각각 300만원·350여만원의 수리비가 나왔다.

A씨는 차주들이 연락처도 남기지 않고 차량을 무단 주차한 데 화가 나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측은 법정에서 유리창에 접착제를 바른 점을 인정하면서도 "목공용 본드가 아니라 집에서 쓰는 풀일 뿐이었고, 차량의 효용을 해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 차량을 입고 받은 정비센터는 '본드 칠을 하는 과정에서 유리창에 흠이 생겼고, 본드를 떼는 과정에서 다시 흠이 생겨 원상복구될 수 없다고 했다'"면서 재물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해 형법상 재물손괴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했다.

/연합뉴스